신흥국가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거래량 늘어 기존 금융거래 체계 재편
외환시장 관리체계와 외환거래법 재검토 필요
국경간 가상자산 거래의 확대로 외환 및 자본거래 규율체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등장했다. 가상자산을 통한 비공식적 국경간 자금 이동은 자산 이동의 기술적 흔적에 불과하며, AML과 KYC 정보, 네트워크 분석 등도 불확실성이 존재해 안전한 거래를 위해서는 규제 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최근 자본시장연구원은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의 확산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하고 국경간 가상자산 거래의 전반적인 현황을 정리했다. 김한수 선임연구위원은 “국경 구분이 직접 적용되지 않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높은 효율성과 접근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거래량이 성장 중”이라며 “전통적 자본흐름 대비 빠른 확대를 보이는데다 신흥국의 참여도와 비중이 크다”고 전했다.
2024년 말 기준 글로벌 국경간 가상자산 거래(CBCF) 규모는 2024년 말 기준 약 2.5조 달러(약 3574조 50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2022년 이후 USDT, USDC 등 스테이블코인의 국경간 거래 규모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기타 가상자산 규모를 크게 상회했다. 달러 등 기존 기축통화에 가치를 고정했기 때문에 환율 변동성과 물가상승 등의 양상을 보이는 터키·러시아·베트남 등 신흥국가에서 비공식적 외화 확보 및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추세다.
김 연구원은 “최근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한 실사용 목적 거래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특히 글로벌 은행 중개에 의존해 온 기존 인프라를 보완하거나 일부 우회하며 거래 방식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 결과 기존의 법과 체계는 정합성과 유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연구원은 “은행 중심 결제망을 전제로 설계된 외환ㆍ자본거래 관리 체계의 적용 범위와 유효성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도 제기된다”며 “은행을 경유하지 않는 거래에 대해서는 기존 규제의 적용 가능성이 약화되는 반면, 거래 식별ㆍ보고 및 사후 통제를 중심으로 한 정보 기반 관리 방식의 중요성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 전망했다.

특히 김 연구원은 외환시장 스프레드, 유동성 공급자 구성, 결제 리스크 관리 방식 등 외환시장 미시구조 전반에 영향이 갈 것이라 분석했다.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실시간 결제와 정산 환경이 확산되면 거래 비용과 스프레드는 줄어들겠으나, 비은행 참여자가 유동성 공급자의 역할을 하게 되며 기존 규율 방식에서 벗어난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향후 외환시장 관리 체계는 거래 정보의 실시간 파악과 사후 위험 관리 등 제도적 정비를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한다”며 “기존 외환 및 자본거래 규율체계의 정합성을 전략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외환시장 변동성과 금융안정 측면에서 추가 정책을 고려하고, 기존 체계가 변화되는 구조를 반영하는지도 점검해야 한다”며 “도매형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와 토큰화 예금의 상호운용 구조를 살피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글로벌화 등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 결제 및 송금 기능 확장 기회도 중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관세청도 외환거래 체계 재점검과 불법 외환 가상자산 거래 단속에 나선 상태다. 현재 관세청은 가상자산 전문 프로그램을 미리 도입하거나 서울 세관에 전문 인력을 추가 배치하는 등의 준비를 마친 상태다.
조관성 관세청 외환조사과장은 최근 국회 세미나에 참석해 “외국환거래법 내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도입해 불법 흐름을 추적해야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 관세청은 25일 외환조사 분야에 가상자산 추적 및 분석, 외환 수사기법 사례 등을 기반으로 장기 교육과정을 신설해 가상자산 활용 환치기와 자금세탁 대응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