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트레저리 중심 투자 늘려
법인 투자 가이드라인 논의에
국내 참여 확대 기대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비트코인 가격 조정 국면에서도 가상자산 관련 투자 비중을 확대하거나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기업들의 가상자산 취득이 이어지는 가운데, 제도 정비가 본격화할 경우 시장 참여 범위가 한층 넓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22일 공개된 13F 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4분기 미국 디지털자산재무(DAT) 기업인 스트래티지 주식 10만2769주를 추가 매수했다. 13F는 운용자산 1억 달러 이상 기관투자가가 분기 말 기준 45일 이내 보유한 상장 증권 내역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해 공개하는 보고서다.
국민연금은 2024년 2분기 스트래티지를 처음 편입한 뒤 보유 규모를 점진적으로 확대했다. 국내 기관의 비트코인 직접 매수가 제도적으로 제한된 점을 고려하면 스트래티지 지분 확대는 비트코인에 대한 간접 노출을 늘린 행보로 해석된다. 스트래티지는 이달 17일에도 약 2487개의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하며 기업 차원의 비트코인 투자 전략을 지속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가상자산 투자도 확인됐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4분기 비트코인 현물 ETF인 IBIT를 약 11억달러, 이더리움 현물 ETF인 ETHA를 약 10억달러 보유했다. 가상자산 관련 투자 규모는 약 23억6000만 달러로 13F 기준 전체 운용 포트폴리오의 약 0.33% 수준이다. 투자 비중은 크지 않지만, 골드만삭스가 과거 가상자산에 회의적 입장을 보여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략적 변화로 평가된다.
하버드대 기금을 운용하는 하버드 매니지먼트 컴퍼니는 IBIT 보유량을 약 21% 줄였다. 하지만 여전히 포트폴리오 내 보유량 최상위 자산으로 IBIT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ETHA를 387만 주(총 보유액 대비 4.18%) 신규 편입하며 자산 재배분에 나섰다. 또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부펀드인 무바달라 인베스트먼트는 IBIT 397만 주를 추가 매입해 총 보유량을 1270만 주(3.59%)로 늘렸다.
국내 기업의 움직임도 이어진다. 넥써쓰는 이달 11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총 133억 원을 조달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자금은 비트코인과 테더(USDT), 크로쓰 등 주요 가상자산 취득에 활용할 계획이다. 비트코인 DAT 기업 파라택시스코리아는 9일 비트코인 50개를 추가 매입해 총 보유량을 200개로 확대했다. 이더리움 DAT 기업 파라택시스이더리움도 13일 약 150억 원 규모의 이더리움을 처음 매수했다.
다만 현행 제도상 국내 법인의 가상자산 직접 투자는 제한적이다. 금융위원회는 유관기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전문투자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 가이드라인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디지털자산기본법에서 관련 규정이 구체화할 경우 국내 법인과 기관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