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코인패권] 트럼프, 왜 ‘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했나

입력 2025-12-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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➀ "비트코인은 신용사기"라던 트럼프의 바뀐 행보

밈코인부터 스테이블코인, 채굴, 투자 네트워크까지 트럼프 가문의 움직임이 미국을, 곧 세계 가상자산 시장을 뒤흔든다. 정치와 사업이 뒤섞인 트럼프 가문의 권력 구조는 가상자산 시장을 강력하게 만드는 동시에 불법 자금 유통, 투자자 피해, 정경 유착으로 시장을 혼탁하게 만드는 동전의 이면이다. 넥스블록은 본 기획을 통해 트럼프 가문의 코인 패권이 어떤 영향력과 파워를 갖는지 살펴본다.

가상자산을 불신하던 트럼프가 2기 정부에서는 달러 패권 확장의 전략적 도구로 가상자산을 재정의 중이다. 트럼프 2기 정부는 “미국을 세계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바탕으로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와 클래리티(CLARITY Act)를 추진, 지난 1월 대통령 산하에 디지털자산 시장 워킹그룹(PWG)을 설립하고 7월 첫 공식 보고서를 공개한 바 있다.

(사진=제미나이 생성)
(사진=제미나이 생성)

지난 3월에는 공식적으로 전략 자산에 포함할 코인으로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리플(XRP), 솔라나(SOL), 에이다(ADA) 등을 발표했으며 그 직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코인 가격은 10% 이상 급등했다. 같은 달에는 비트코인 보유량과 디지털자산 비축량을 설정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해 이전에 몰수했던 비트코인과 기타 디지털 자산을 ‘국가 보유 자산’으로 정리했다.

덕분에 미국은 전 세계 가상자산 거래소 트래픽의 17.9%를 차지하며 성인 인구의 28%에 달하는 6800만 명이 가상자산을 소유할 정도로 성장했다. 리서치 컨설팅 업체 해리스X(HarrisX)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미국 내 개인 투자자 1096명 중 64%는 트럼프의 규제 완화 기조가 투자 의지를 높였다고 답했다.

트럼프 정부 1기 집권 시절, “비트코인은 신용 사기”라 언급할 정도로 가상자산을 불신하던 트럼프가 친(親) 가상자산으로 돌아선 이유는 가문 사업에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 트럼프 가문이 운영하는 가상자산 관련 수익은 상반기 기준 최소 8억 200만 달러(약 1조 682억 원)를 달성했다. 표면적으로는 친가상자산 정책이 달러 패권을 견고히 하고 바이든 정부 시절 반출된 가상자산 관련 인력과 기술을 다시 들여오기 위함이라 평가되나, 결과적으로는 사적 재산 축적인 것이다.

(사진=제미나이 생성)
(사진=제미나이 생성)

트럼프 가문의 가상자산 사업은 NFT 발행에서 시작한다. 지난 2021년 6월,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량의 85%까지 차지했던 중국이 비트코인 채굴 사업을 전면 금지하자 채굴 비율이 미국으로 50% 이상 쏠리기 시작했다. 트럼프는 같은 해 10월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설립하고 이듬해 12월 이더리움 결제 기반 NFT 카드 사업을 시작했다. 비트코인 채굴의 핵심 축이 미국으로 이동하자 관련 사업에 발 빠르게 나선 것이다.

NFT를 포함해 트럼프 가문의 가상자산 사업은 크게 다섯 가지로 나뉜다. NFT, 밈코인, 스테이블코인, 채굴, 투자 펀드다. 그 중에서도 트럼프와 아들 형제를 중심으로 설립한 ‘월드리버티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 WLFI)’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등 본격적인 가상자산 사업에 나서기 시작한 시발점이자 주요 수익원으로 평가된다. 상반기 WLFI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 USD1의 이자 수익만 연간 8000만 달러(약 1080억 원)에 달한다. 에릭 트럼프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등 트럼프 형제가 전면에 나서 투자자 대상 로드쇼에 참여하는 등 외부 활동이 활발해 트럼프 가문의 코인 영향력을 키우는 주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진=코인마켓캡 갈무리)
(사진=코인마켓캡 갈무리)

업계에서는 가상자산 시장 규제 완화와 지원으로 시장 전체의 성장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면서도 실제 투자자들이 보는 이익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 전 2024년 9월부터 12월까지 비트코인은 86% 가량 오른 반면 트럼프 취임 후 올해 4월부터 10월까지는 상승률이 63.5%로 오히려 취임 전 기대감으로 인한 랠리가 더 강력했다”며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8만 7000달러 선까지 내려 아직 이렇다 할 트럼프 효과가 없다”고 전했다. 외려 급락과 상승을 반복하는 변동성이 커져 트럼프 취임 후 1년 간 개인 투자자들이 실감할 시장 반전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한 가장 큰 이유로는 트럼프가 집행한 셧다운이 꼽힌다. 단기적으로는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 부각되고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가격이 올랐으나 셧다운이 장기화되자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되고 금과 은 등 안전자산 선호가 번졌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 장기화가 단기 자금 시장의 유동성 경색을 유발하고 달러 강세 압력을 높였다”며 “셧다운 해제 후에도 가상자산 반등폭은 제한적일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실제 셧다운 종료 이후에도 비트코인은 10만 달러 지지선 붕괴에 이어 8만 6000달러 선까지 떨어진 바 있으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인하 발표 후에도 8만 7000달러를 상회 중이다. 트럼프 가문 관련 가상자산 가격도 최대 90% 가까이 폭락하며 ‘트럼프 프리미엄’이 아닌 ‘트럼프 디스카운트’를 실현 중이다. 연내 심의를 마칠 예정이었던 가상자산 시장 구조 명확화 법(CLARITY Act)도 내년 1월로 조문심의 일정이 밀린 상황이다. 결국 정황상 트럼프는 정치 및 경제 불확실성을 높여 가상자산 시장 전체의 침체로 이끈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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