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블록체인 기술의 결합이 산업 구조 전반을 뒤흔드는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각 기술이 갖고 있던 한계를 보완하며 새로운 디지털 인프라로 빠르게 자리 잡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최근 경기대학교 컴퓨터공학대학원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블록체인의 탈중앙화·변조불가성·투명성 측면과 AI의 예측·분석·자동화 측면의 결합은 ‘데이터의 투명성·신뢰성 향상’ 및 ‘AI 학습·예측 역량 강화’가 가능하다.
기술 연구기관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AI의 판단 과정과 데이터 활용 내역을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방식이다. 블록체인은 데이터가 언제, 누구에 의해, 어떤 경로로 사용됐는지를 위변조 없이 남길 수 있어 AI 모델의 ‘블랙박스 문제’를 줄이는 데 효과적인 기술로 평가받는다. 덕분에 두 기술의 결합은 데이터 신뢰성과 예측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 금융과 제조, 물류, 공공부문에서 운영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 공급망 분야는 블록체인-AI 융합의 영향이 가장 먼저 나타날 영역으로 꼽힌다. 이상거래 탐지, 신용평가, 리스크 분석 등 AI 활용이 증가하면서 거래 기록·정산 구조를 블록체인 위에서 처리하는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김민성 IBM 상무는 지난 14일 열린 ‘블록체인 수요-공급 ABLE 제 2차 정례 회의’에서 “AI의 기존 자동화 지능에 블록체인을 통해 쌓는 신뢰를 합치면 보안 영역에서 뛰어난 성장이 가능하다”며 “스테이블코인과 AI의 결합으로 유동성과 리스크를 자동 관리하고 실시간 가격 안정화 알고리즘을 사용한다면 효율을 20% 이상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김 상무는 유통과 공급에도 큰 변화를 보일 것이라 예측했다. 김 상무는 “원산지 위변조 방지, 생산부터 유통까지 자동 이력 기록, 자동화된 유통 공급망 관리로 신뢰도가 향상되고 최적화된 수요 예측까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게임과 미디어 분야에서도 “블록체인 기반 게임 생태계의 AI 활용으로 미디어 커뮤니티 속 저작권, 법적 문제와 기준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이처럼 업계에서는 두 기술의 결합이 기존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까지 바꾸고 있다고 진단한다. 공급망에서는 예측 기반 자동 발주 시스템이 등장했고, 결제·정산 분야에서는 블록체인 기반 자동 처리 인프라가 논의되고 있다. 보안 분야에서는 AI 기반 위협 탐지 결과를 블록체인에 기록해 검증 체계를 강화하는 구조가 실험 중이다. 기술 전문가들은 이를 “데이터의 신뢰–분석–자동 실행이 하나의 흐름으로 통합되는 구조”라고 평가한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블록체인의 확장성, AI 학습 데이터 품질, 개인정보보호 규제, 내부 시스템 전환 비용 등이 산업 확산을 가로막는 변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AI와 블록체인의 결합은 기술적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표준화와 규제 정비가 없을 경우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기 어렵다는 단점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