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토큰증권(STO) 장외거래중개업(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를 의결하면서 조각투자 시장의 제도화가 본격화됐다. 금융위는 13일 정례회의를 열고 한국거래소(KRX)와 넥스트레이드(NXT)를 예비인가 대상으로 결정했다.

이번 예비인가는 토큰증권(STO) 제도화 이후 조각투자 상품의 유통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첫 단계다. 향후 본인가를 거쳐 장외거래소로서의 공식 출범 여부가 결정된다. 금융위는 투자자 보호 체계, 시장 안정성, 내부통제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가 여부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조각투자 시장을 개척해 온 루센트블록은 이번 예비인가 대상에서 제외됐다. 루센트블록은 조각투자 개념이 제도화되기 이전부터 실증 사업을 수행하며 시장성을 검증해 온 대표적인 민간 사업자로, 이번 결정으로 제도권 진입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다만 금융위는 NXT와 루센트블록 간 법적 공방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루센트블록이 제기한 기술탈취 문제에 대해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정위의 행정조사가 개시되는 경우 NXT의 인가 절차를 중단시키기로 정했다.
업계에서는 조각투자 제도화가 기존 기득권 기관 중심으로 설계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실험을 수행한 민간 기업들이 제도 전환 국면에서 배제될 경우, 혁신 사업자의 위험 부담만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지난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규제로 인해 시도하기 어려운혁신을 시험하고 시장성 측면에서 검증하기 위해 수백억 원의 적자를감수했다"며 "그 결과 현재 서비스 '소유'를 통해 약 50만 명의 고객, 11개 자산의 유동화, 부동산 거래 기준 70% 이상의 점유율을 달성했지만 같은 기간 장내거래소로서 샌드박스를 수행한 한국거래소에서는 단 한 건의 거래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허 대표에 따르면 현재 루센트블록은 회사의 존폐를 고민해야하는 기로에 서있는 상태다. 허 대표는 "특혜를 원하지 않으며, 우리가 감내한 시간과 위험, 결과로 만들어진 시장 위에서 동등한 조건으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를 요청드린다"고 전한 바 있다. 이에 규제 샌드박스의 취지가 ‘실험 후 제도 편입’이라는 점에서, 실증 성과와 제도 진입 간 연계가 충분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도 관련 지적이 이어진다. 지난 10일 장철민 더불어민주당의원은 대정부질문에서 STO 장외거래소 인가와 관련해 "혁신성장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혁신을 이끄는 기업이 문을 닫게 되면 시장 전체와 고객들이 어려워진다"고 지적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