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기관·업계 “공식적 연락·가이드라인 받지 못해”
투자계약증권 유통할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도 미결

디지털증권 제도화 논의가 다소 더딘 흐름을 보인다. 금융위원회가 이달 출범을 예고한 ‘토큰증권 협의체’ 구성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결론도 미뤄지면서 정책 전반이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증권 제도화 일정 전반이 예상보다 더디게 흘러가는 분위기다. 토큰증권 협의체와 관련해 복수의 참여 후보자는 공식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협의체는 법 시행과 동시에 토큰증권 생태계를 가동하기 위한 준비 기구다. 토큰증권 도입과 투자계약증권 유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추진이 확정됐다.
애초 협의체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를 비롯해 금투업권·핀테크업권 등 시장 참여자, 학계·연구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구조로 이달 중 킥오프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2월 중순에 접어들었음에도 구체적인 일정이나 구성 윤곽은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금투협 관계자는 “2월에 킥오프를 하는 건 맞다고 알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인 움직임이 없어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금투협에서는 지난달 30일 조직 개편으로 신설된 산업협력부 산하 디지털전략팀이 해당 업무를 맡았다. 새 조직 출범 직후인 만큼 외부 활동보다는 내부 정비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토큰증권 시행령 마련 과정에 참여했던 한 전문가 역시 아직 관련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금투업권도 참여 의사가 있지만, 구체적 운영 방식이나 논의 범위에 대한 안내를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 증권사 가상자산 실무 담당자는 “협의체 최종 구성은 알 수 없지만, 다수 증권사가 참여를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협의체 출범 준비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이달 연휴와 기관 간 일정 조율 과정 등을 고려할 때 구체적 시점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금융위 관계자는 “협의체 논의 안건과 필요 기관 범위를 검토하는 단계”라며 “가능한 한 신속히 협의체를 구성하겠다”라고 설명했다.
법안은 통과됐지만, 세부 기준은 시행령에 위임된 만큼, 업계에서는 하위 법령 마련 속도가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토큰증권업계 관계자는 “법 통과로 제도적 문은 열렸지만, 실제 허용 범위, 투자 한도, 자본 요건 등 핵심 사안은 대부분 시행령에서 정해진다”라며 “협의체 출범이 늦어지면 시행령 논의 기간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라고 우려했다.
한편 토큰증권 협의체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계약증권 유통 인프라인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도 결론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예비인가 대상은 지난달 7일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선정됐지만 이후 열린 두 차례 정례회의에서는 최종 의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전일 오후 정례회의를 열고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를 포함한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회의 자체가 13일로 연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