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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도 막판 양보…美 ‘클래리티 법안’ 60표 확보할까

입력 2026-09-1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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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초당적 윤리안 80% 수용…민주당 표심 움직일까
AML·DeFi·스테이블코인 쟁점 여전…가상자산 업계·은행권 막판 로비전
15일 상원서 ‘60표’ 시험대…무산 땐 2027년으로 밀릴 수도

▲미국 가상자산 시장구조법인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의 상원 클로처 표결을 형상화한 이미지. 해당 표결은 15일(현지시간) 예정돼 있으며, 본회의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상원의원 6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챗GPT)
▲미국 가상자산 시장구조법인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의 상원 클로처 표결을 형상화한 이미지. 해당 표결은 15일(현지시간) 예정돼 있으며, 본회의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상원의원 6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챗GPT)

미국 가상자산 시장의 규제 체계를 새로 짤 ‘디지털자산 시장 명확성법(CLARITY Act)’이 상원의 핵심 관문을 앞두고 있다. 미국 상원은 오는 15일(현지시간) 법안을 본회의 논의 단계로 넘기기 위한 클로처(토론종결) 표결에 나선다.

이번 표결은 법안 자체를 최종 통과시키는 절차가 아니라 본격적인 심의를 시작하기 위한 절차적 표결이다. 통과에는 상원의원 6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미 상원 일정에 따르면 표결은 15일 오후 2시15분부터 진행될 예정으로, 한국시간으로는 16일 오전 3시15분이다.

현재까지 60표 확보 여부는 불투명하다. 다만 표결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동안 핵심 쟁점으로 꼽혀온 초당적 윤리 규정의 상당 부분을 수용하면서 막판 표 계산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윤리 문제에서는 협상이 진전을 보였지만 자금세탁방지(AML)와 탈중앙화금융(DeFi), 스테이블코인 보상 등을 둘러싼 이견은 여전히 남아 있다.

SEC·CFTC 역할 나누는 시장구조법…상원 본회의 문턱

CLARITY Act는 디지털자산의 법적 성격을 구분하고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감독 범위를 정하는 시장구조 법안이다. 거래소와 브로커 등 관련 사업자의 등록·감독 체계를 명확히 해 그동안 이어져온 규제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법안은 지난해 7월 미 하원을 찬성 294표, 반대 134표로 통과했다. 당시 민주당 의원 78명도 찬성표를 던졌다. 이후 상원에서 별도 수정 작업이 이어졌고, 상원 은행위원회는 지난 5월 찬성 15표, 반대 9표로 법안을 처리했다. 상원은 이후 은행위원회와 농업위원회의 논의 내용을 합쳐 수정안을 마련해왔으며, 전체 상원 논의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우선 이번 클로처 표결에서 60표를 확보해야 한다.

트럼프, 윤리안 80% 수용…민주당 추가표 확보 변수

표결을 앞두고 가장 큰 변화가 나타난 부분은 고위 공직자의 가상자산 이해충돌을 막기 위한 윤리 규정이다. 14일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과 루벤 가예고 민주당 상원의원이 마련한 초당적 윤리안의 약 80%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정안에는 가상자산을 발행하는 기업에 대한 ‘중대한(significant) 금융 이해관계’를 처분하거나 백지신탁에 맡기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법무부뿐 아니라 주 법무장관에게도 윤리 규정 집행 역할을 부여하고, 법안상 금지된 디지털자산을 상장한 가상자산 거래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민주당과 틸리스 의원은 기존 법안이 연방 선출직 공직자와 배우자 등의 디지털자산 발행을 제한하는 데 그쳐 대통령의 가상자산 관련 이해충돌 문제를 충분히 통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해왔다. 법무부에만 집행 권한이 집중될 경우 대통령과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을 독립적으로 다루기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보다 강화된 윤리 규정을 상당 부분 받아들이면서 민주당 일부의 찬성표를 끌어낼 수 있을지가 15일 표결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윤리 타협에도 AML·DeFi·스테이블코인 이견은 여전

윤리 규정에서 접점을 찾았지만 법안을 둘러싼 다른 쟁점은 아직 남아 있다. 민주당 측은 자금세탁방지와 DeFi 규제를 추가로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탈중앙화 서비스와 믹서 등을 이용한 불법자금 흐름을 현행 법안이 충분히 차단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스테이블코인 보상 문제도 쟁점이다. 은행권에서는 가상자산 플랫폼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보상을 지급할 경우 은행 예금이 빠져나가 지역은행의 대출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가상자산 업계는 스테이블코인 보상을 지나치게 제한하면 관련 서비스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윤리 규정을 둘러싼 협상이 진전됐더라도 AML과 DeFi, 스테이블코인 보상 문제는 막판 표심을 좌우할 변수로 남아 있는 셈이다.

코인업계 vs 은행권…표결 앞두고 로비전 격화

표결을 앞두고 가상자산 업계와 은행권의 의원 설득전도 거세지고 있다. 코인베이스가 지원하는 가상자산 정책단체 ‘스탠드 위드 크립토(Stand With Crypto)’는 상원 휴회 기간 의원 지역구를 중심으로 법안 통과를 촉구해왔다. 이 단체 지지자들은 지난 8월 한 달간 의원들에게 약 5만 건의 전화와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블록체인협회 등 업계 단체들도 상원의원들을 상대로 시장구조법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반대편에서는 미국독립지역은행협회(ICBA) 등을 중심으로 은행권이 의원 설득에 나서고 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보상이 은행 예금을 가상자산 플랫폼으로 이동시켜 지역 금융기관의 대출 기반을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미국 가상자산 업계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올해를 시장구조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로 보고 있다. 업계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 활동에 이미 최소 1억9000만 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60표 확보할까…부결 땐 2027년으로 넘어갈 수도

15일 클로처 표결에서 60표를 확보하더라도 CLARITY Act가 곧바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표결은 법안을 본회의에서 심의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할지를 결정하는 투표로, 통과 이후에도 본회의 심의와 수정안 처리, 최종 표결 등이 남아 있다.

현재 공개된 상원 수정안은 지난해 하원을 통과한 법안에서 DeFi 규제 등을 포함해 상당 부분이 추가·변경됐다. 이에 따라 상원이 수정안을 반영한 문안으로 법안을 최종 통과시킬 경우 하원도 상원 수정안에 다시 동의하거나, 양원이 동일한 문안에 합의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반대로 이번 표결에서 60표를 확보하지 못하면 법안 처리가 2027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커진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의회의 실제 입법 일정이 빠듯한 데다, 추가 협상과 재표결은 물론 상원 본회의 심사와 하원 재처리까지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표결이 부결되더라도 법안이 즉시 폐기되는 것은 아니다. 상원 지도부가 추가 협상을 거쳐 다시 표결에 나설 수 있지만, 전체 입법 일정이 뒤로 밀리면서 연내 처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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