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무료·이벤트 효과에 중소 거래소 약진
거래소 신뢰도 흔들리면 점유율 변동 장기화 가능성

빗썸의 가상자산 오지급 사태 이후 가상자산 거래소의 시장 점유율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사실상 독과점 사업자인 업비트의 점유율이 큰 폭의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빗썸과 코인원 등 2, 3위 사업자의 점유율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장기적으로 빗썸 사태가 가상자산 거래소의 시장 점유율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9일 기준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24시간 거래대금은 4조336억원으로 집계됐다. 빗썸 사고 여파로 거래대금이 지난 8일 3조4528억원까지 줄며 월 기준 최저치를 찍었으나, 이후 다시 회복 흐름을 나타냈다.
사고 직후에는 빗썸의 거래대금이 오히려 늘었다. 당시 빗썸 내에서 500개 이상의 비트코인이 단기간에 거래되며 전체 거래량을 끌어올렸다. 이 여파로 당일 빗썸의 시장 점유율은 29%대까지 상승했다. 빗썸 점유율이 일시적으로 낮아졌지만, 전일 기준 다시 31%를 넘어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빗썸의 점유율 반등 배경으로 사고 보상 차원에서 진행 중인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꼽는다. 빗썸은 9일 0시부터 일주일 간 유의 종목을 제외한 전 종목에 대해 거래 수수료를 면제했다. 통상 0.25% 수준의 수수료를 받던 구조를 한시적으로 중단하면서 실적 부담을 감수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업비트 거래량 감소와 코빗 거래량 급증이 동시에 나타난 점도 주목된다. 사실상 독과점 구조를 형성해 온 업비트의 점유율은 7일 72.8%에서 9일 54.9%로 크게 낮아졌다. 반면 평소 1% 안팎에 머물던 코빗의 점유율은 8일부터 10%대로 급등했다. 코빗이 USDC(달러 스테이블코인) 일 단위 거래 실적을 기준으로 한 거래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최근 24시간 기준 코빗 내 USDC 거래대금은 전체의 96%를 차지했다.
코인원 역시 마케팅을 강화하며 점유율을 점진적으로 늘리는 중이다. 코인원은 지난해 말 이후 꾸준히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달에는 김천석 전 의식주컴퍼니 부사장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해 마케팅 역량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이달 들어 코인원의 평균 점유율은 4.79%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3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수익 구조상 거래량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수수료 수익 비중은 97.94%, 빗썸은 98.38%에 달한다. 다른 거래소 역시 수익 대부분을 거래 수수료에 의존하는 구조로 파악된다.
관련 업계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거래소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점유율 변동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업계 내부에서는 이번 빗썸 사태를 일회성 사건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일반 투자자로서는 신뢰 훼손이 불가피하다”라며 “금융당국 제재나 운영 중단과 같은 변수가 발생하면 단기적인 이용자 이탈로 이어진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