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은 16일 오전 8만 6천 달러대까지 밀리며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전일 종가 대비 3%대 하락하며 8만 5천 달러 초반까지 저점을 낮췄고, 장중 변동폭도 5%를 웃돌았다. 이동평균선(60·100·120일선) 아래에서 거래가 지속되며 중기 하락 추세가 유지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하락이 단순한 기술적 조정보다는 엔화 캐리 트레이드 청산 흐름에 따른 글로벌 리스크 자산 조정의 연장선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저금리 엔화를 활용한 차입 거래가 축소되며 비트코인을 포함한 고위험 자산 전반에서 동반 매도 압력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약세 속에서도 일부 알트코인은 개별 모멘텀을 앞세워 상승률 상위권에 올랐다. 상승률 1위를 기록한 AI 기반 디지털 콘텐츠·미디어 서비스 토큰 오디에라(Audiera, BEAT)는 공급 관리 구조와 AI 기반 서비스 확장 기대가 결합되며 하루 만에 50% 넘는 급등세를 보였다. 토큰 소각과 수익 연동 구조가 펀더멘털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거래량이 얇은 구간에서 레버리지 매수세가 집중되며 변동성이 확대됐다는 점은 단기 리스크로 지적된다.
탈중앙 파생상품(선물) 거래 프로토콜 엠와이엑스 파이낸스(MYX Finance, MYX)는 파생상품 거래 수요와 업그레이드 기대감, 기술적 반등이 맞물리며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엠와이엑스 파이낸스는 9월 고점 대비 여전히 8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이번 반등 역시 중기 추세 전환보다는 단기 회복 국면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58%를 웃도는 상황에서 거래량과 미결제약정(OI)이 동반 확대되는지가 추가 상승의 관건으로 꼽힌다.
기업·무역금융용 블록체인 결제 네트워크 XDC 네트워크(XDC Network, XDC)는 거래 접근성 개선에 따른 단기 수급 변화와 크로스체인 결제 네트워크 활용 기대가 더해지며 7%대 상승했다. 실물 금융 및 기업 결제 영역에서의 활용 가능성이 재부각됐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실제 기업 채택 속도가 가격 지속성의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이더리움 L2 기반 디파이·스테이킹 플랫폼 맨틀(Mantle, MNT)은 mETH의 디파이 연계 확대와 생태계 기술 진전 기대에 힘입어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이더리움 기반 디파이(DeFi) 대출 프로토콜 에이브(Aave, AAVE)와의 연동을 통한 유동성 활용도가 중기적인 가치 요인으로 평가되지만, 비트코인 약세 국면에서 알트 전반으로 자금이 확산되기엔 시장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이브(Aave, AAVE)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 속에 2%대 상승을 기록했다. 대형 디파이 프로토콜 가운데서도 실사용 기반과 거버넌스 안정성이 높다는 점에서 방어적 성격의 자금이 유입됐다는 평가다. 다만 전반적인 시장 리스크가 완화되지 않는 한 상승 탄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상승률 6~10위권에는 밈코어(MemeCore, M), 지캐시(Zcash, ZEC), 트러스트 월렛 토큰(Trust Wallet Token, TWT), 트론(TRON, TRX), 유누스 세드 레오(UNUS SED LEO, LEO) 등이 포진했다. 이들 종목은 뚜렷한 섹터 공통점보다는 개별 프로젝트 이슈와 단기 수급 요인에 따른 반등 성격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캐시는 프라이버시 코인에 대한 규제 완화 기대와 공급 구조 요인이 가격을 지지했지만, 여전히 이전 고점 대비 낙폭이 커 추세 전환으로 보긴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비트코인이 하락 추세 하단을 테스트하는 국면에서 알트코인 상승은 일부 개별 이슈에 국한되고 있다”며 “연말까지는 유동성 부족과 거시 변수 불확실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방어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