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결제용 스테이블코인 보상 등 허용∙금지 명확한 범위 촉구
15일 표결 종결 가결 시 대체 수정안으로 제출 예정
클래리티법의 표결 종결을 앞두고 미국 상원 공화당이 새로운 클래리티법 초안을 공개했다. 초안에는 민주당이 요구한 윤리조항이 포함돼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윤리조항에 동의했다. 다만, 은행권은 결제용 스테이블코인 보상이나 이자∙수익 허용∙금지 범위을 명확히 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영국 로이터는 14일(현지시각) 미국 상원 공화당이 클래리티법 표결을 하루 앞두고 최종 법안 초안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해당 초안에는 민주당이 요구한 윤리조항과 은행권의 대출과 관련한 우려를 해소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상원 공화당 소속 신시아 루미스 의원, 존 부즈먼 의원, 팀 스콧 의원 등은 민주당의 요청에 따라 초안에 126건의 ‘실질적 수정사항’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표결 종결이 가결되면 새로운 초안은 대체 수정안으로 제출될 예정이다.
하지만 15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클래리티법 최종 표결 종결에 필요한 60표 확보가 가능한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참고로 현재 연방 상원의 전체 의석 100석 중 공화당은 53석, 민주당은 45석, 민주당과 함께 활동하는 무소속은 2석이다. 이를 고려하면 클래리티법 표결 종결을 위해서는 공화당 전체 53표와 함께 민주당∙무소속으로부터 7표 이상이 있어야 한다.
민주당 의원은 14일 새로운 법안 초안을 논의하기 위한 전화 회의를 연 것으로 전해지지만, 실제로 수정된 내용이 표결에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루미스 의원은 성명을 내고 “지난 1년간의 치열한 초당적 협의 끝에 (클래리티법이)완성됐다”며 “해당 법안에는 민주당이 요구한 120개 이상의 사항이 포함돼 있는데 반대표를 던진다는 것은 정치인의 개인 투자에 대한 진정한 윤리 개혁을 막고 디지털자산 분야에서 미국의 주도권을 외국 경쟁국에 넘겨주는 등 미국인이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하는 것을 얻은 민주당은 이제 찬성표를 던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클래리티법’(CLARITY Act)은 최초로 가상자산에 대한 포괄적 규제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법이다. 미국에서는 증권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상품은 상품건물거래위원회(CFTC)가 감독하는데 디지털자산이 ‘증권‘인지, ‘상품‘인지를 명확히 하는 게 목적이다. 특히 클래리티법이 도널드 트럼프 대퉁령의 암호화폐 숙원 사업 중 하나라는 점에서 미국이 디지털자산 중심지로 만들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공화당이 새롭게 공개한 초안에는 틸리스-갈레고 윤리안(Tillis-Gallego ethics proposal)의 대부분이 반영돼 있다. 특히 공직자의 이해상충 규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는 주(州) 법무장관에게, 결제 스테이블코인과 연계된 예금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재무장관에게 새로운 권한을 부여했다. 지역은행과 이를 이용하는 농부,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강력한 안정장치도 마련했다. 해당 조항은 일부 민주당 의원이 법안에 찬성하기 위한 조건으로 제시한 사안 중 하나다.
블록체인 규제 명확성 법안(BRCA)도 수정했다. 개발자는 송금 등록 요건에서 면제되고 강력한 민사 면책 조항이 확립됐다.
농업위원회 조항과 관련해서는 계열사 간 거래 및 이해충돌에 대한 새로운 안전장치로 소비자를 보호하고 주 소비자보호법의 적용 범위를 명확히 했다. 또 파생상품 규제 및 기존 CFTC 권한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보호한다.
초안의 핵심은 정치인이 본인의 가상자산 사업으로 이익 편취를 금지하는, 즉, ‘윤리조항’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트럼프 일가의 가상자산 수익이 이해충돌을 야기한다고 비판하며 윤리조항을 반드시 포함하라고 강력하게 촉구했다.
신시아 루미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례 없는 윤리 규제에 자발적으로 동의했다”며 “모든 연방 선출직 공무원, 판사와 그들의 배우자에게 미국 역사상 가장 엄격한 윤리규정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존 부즈먼 의원(농업위원회 위원장)은 “(클래리티법 표결 종결은)소비자 보호, 시장 강화, 디지털자산 혁신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두를 유지할 수 있는 명확한 규칙을 정립할 기회”라며 “클래리티법은 의회에서 1년 넘게 협상하고 이해관계자와 논의해 세부 사항을 확정한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팀 스콧 의원(은행위원회 위원장)은 “최종 법안 초안은 법 집행 기관의 권한을 더욱 강화하고 재무장관에게 지역 은행, 농부, 농촌 지역 주민을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며 “1년 넘게 이어진 초당적 협상과 민주당이 요청한 100건 이상의 수정안을 거쳐 상원에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은행권은 그동안 클래리티법 통과를 고려해 가상자산 플랫폼이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사실상 예금 이자와 비슷한 보상을 지급하는 시스템 구축에 노력해 왔다. 이번 초안 공개로 은행권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이자 및 보상 관련 조항이 예금 이탈과 경제 성장을 위협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은행협회(ABA), 미국군인은행협회(AMBA), 은행정책연구소(BPI) 등 8개 은행단체는 14일 공화당 존 튠 원내대표와 민주당 척 슈머 원내대표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클래리티법이 지역 은행에 피해를 줄지도 모르는 예금 유출을 막을 안전장치가 되지 못한다”며 클래리티법을 구체적으로 수정할 것을 촉구했다.
서한에 따르면 법안 초안에는 스테이블코인 잔액이나 기타 가치 저장 수단에 대한 수익률 또는 이와 유사한 인센티브를 금지하면서도 거래∙활동에 대한 보상을 허용해 명확한 경계를 설정하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다. 은행단체는 “이 같은 원칙적 구분을 지지하지만, 현행 법안의 문구에 허점이 있어 금지 조항을 우회할 길이 열렸다”고 지적하며 “이로 인해 스테이블코인 잔액에 대한 이자 및 이와 유사한 지급이 여전히 허용될 수 있다”고 생각을 전했다.
‘서킷 브레이커’ 역시 상당한 예금 유출이 이미 발생한 후 작동하는 만큼, 진정한 안전장치가 될 수 없음을 시사했다. 서킷 브레이커의 허점을 막지 못할 경우 신용 공급에 차질이 생겨 더 광범위한 파급 효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은행단체는 “의회는 은행, 차용자, 지역사회에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규제 당국이 대응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대신, 클래리티법을 통해 예금 이자와 유사하게 기능하는 결제 스테이블코인 보상∙인센티브를 금지해 이러한 위험을 사전에 해결해야 한다”며 “결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이자와 유사한 지급을 명확하고 직접적으로 금지하는 법안 문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기술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