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개최
기조연설 오종욱 이사장∙∙∙발제 이승호 위원, 최형철 대표 맡아
“스테이블코인 활용, 중소기업계 새 거래 가능성 기대”
지난 5월 외국환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경 간 디지털자산 이동이 처음으로 외환 모니터링 체계 안으로 들어왔다. 올해 12월부터 개정안이 본격 시행되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중소기업의 무역 결제∙정산 가능성도 크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이 중소기업의 해외 거래에서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수단으로 언급되는 만큼, 중소기업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주최하고 한국블록체인사업협동조합이 주관한 세미나가 2일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열렸다. ‘스테이블코인이 바꾸는 무역결제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에는 한국블록체인사업협동조합 오종욱 이사장이 기조연설을,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 이승호 선임연구위원과 포트로직스 최형철 대표가 발제를 맡았다.
중소기업중앙회 오기웅 상근부회장은 “외환거래법 개정안 통과는 정부가 스테이블코인을 하나의 자산으로 보고 제도화 방안을 고민하겠다는 의미”라며 “다만, 향후 관련 기본법과 제도가 정비돼야 스테이블코인이 중소기업의 무역결제에서 실질적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관련 법안을 마련해 실제 중소기업이 거래 과정에서 혜택을 충분히 누리도록 제도적으로 고민하고 미리 대응해야 할 때”라며 “이번 세미나가 중소기업계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거래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오종욱 이사장은 ‘스테이블코인이 중소기업 무역결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스테이블코인이 바꾸는 세 가지 지점으로 ▲결제 속도 ▲비용 구조 ▲결제∙리스크 구조를 꼽았다.
오종욱 이사장은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정산 지연에 따른 운전자금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하며 “중소기업의 자금영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만큼, 금융 비용을 낮추고 수출 거래를 확대하는 기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국경 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중개 수수료 등 거래 비용 절감을 가장 큰 기대효과로 짚었다. 기존 금융망에서는 국가와 금융기관을 여러 단계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누적될 수 있지만,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디지털 결제망이 구축되면 중개 과정을 단순화한다는 설명이다.
오 이사장은 “다만, 스테이블코인이 실제 무역결제에 어떻게 활용할지를 준비해야 한다”며 “스테이블코인 활용은 단순히 ‘새로운 결제수단’ 도입에 그치는 게 아닌, 결제에 걸리는 시간 단축부터 자금 회전 개선, 금융∙중개 비용 절감, 수출기업의 거래 효율성 제고로 이어지는 구조로 형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선결 과제로 외환거래와 디지털자산 관련 제도 정비, 중소기업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결제∙정산 인프라 마련을 언급했다.
오 이사장은 “실제 중소기업이 무역결제에서 혜택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며 “금융권과 함께 산∙학∙연이 함께 중소기업이 새로운 결제 인프라 변화에 선제적 대응을 위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이승호 선임연구위원은 ‘국경 간 암호자산 거래와 외환규제 체계의 정합성 제고 방향’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외환위기 직후 구축된 제도에 기반해 지금의 외환관리 체계가 마련된 것”이라고 운을 뗐다.
먼저 이승호 위원은 “스테이블코인이 해외 거래에서 결제수단으로 활용될 경우 지금처럼 외국환은행을 거쳐야 하는 구조와 충돌할 수도 있다”며 “앞으로의 외환규제는 거래소를 통한 가상자산뿐만 아니라 개인 지갑 간, 국경 간 거래까지 포괄하는 모니터링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국경 간 거래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거쳐 자금이 이동하는 구조를 일부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원화-달러 스테이블코인 간 교환이 가능해지면 원화 기반의 디지털 결제 확대로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 위원은 “결국 국경 간 거래를 어떻게 파악∙보고∙관리할 것인지에 맞춰 외환규제 체계를 디지털환경에 맞게 다시 설계하는 것”이라며 “지금의 체계 안에 디지털자산을 포섭해 규제하고 해외 거래에 맞춰 정합성을 높여가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최형철 대표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중소기업 무역대금 수취 정산을 위한 디지털 운영 프로세스 구축’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현재 세계 시장에서 가장 많이 통용되고 있는 무역 결제 수단이 ‘달러’인 점을 언급했다. 또 달러 스테이블코인 역시 기본적인 결제 수단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최형철 대표는 “스테이블코인으로 무역 결제가 현실화되더라도 무역대금 정산이 자동으로 디지털화되는 것은 아니”라며 “무역거래 과정에서 발행하는 각종 서류와 통관∙물류 정보를 디지털화하고 실제 거래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별도의 운영 프로세스가 함께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여전히 중소기업의 수출대금 수취 과정이 은행 중심의 대면∙서류 기반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수출대금이 기업 계좌로 입금되더라도 기업이 곧바로 자금을 활용하지 못하고 수출계약과 선적 등 관련 서류를 은행에 제출해 거래 사실을 증빙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스테이블코인으로 거래하면 송금 시간은 줄일 수는 있겠지만, ‘해당 스테이블코인이 실제 무역대금인지’ 확인하는 검증 과정은 또 다른 문제라는 게 최 대표의 주장이다.
최 대표는 “무역결제에서는 금융당국이 해당 자금을 무역대금으로 즉시 인정하고 검증할 수 있는 레이어가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이에 따라 무역대금 수취∙정산 과정에서도 기존의 대면 서류 제출 방식을 비대면 디지털 방식으로의 전환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어진 종합토론에는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강형구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DSRV 서병윤 공동대표, 웨이브릿지 조태흠 이사, LG CNS 조성우 상무, IBK기업은행 디지털혁신부 홍승우 본부장, 옥타솔루션 박만성 대표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