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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클래리티 법안 연내 통과 가능성 13%…상원 문턱서 제동

입력 2026-08-0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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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마켓 연내 법제화 확률 최근 13% 근방…상원 본회의 처리 불투명
스테이블코인 보상·트럼프 가상자산 수익 놓고 양당 충돌…60표 확보 난항
클래리티법 통과 지연에도 토큰화·스테이블코인 제도화 흐름은 지속

▲폴리마켓에서 미국 클래리티법의 2026년 내 법제화 가능성이 지난 5일 13%까지 하락한 모습. (출처=폴리마켓)
▲폴리마켓에서 미국 클래리티법의 2026년 내 법제화 가능성이 지난 5일 13%까지 하락한 모습. (출처=폴리마켓)

미국 가상자산 시장구조를 규율할 클래리티법(CLARITY Act)의 연내 통과 가능성이 예측시장에서 13% 근방에 머물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80%를 웃돌았지만, 스테이블코인 보상을 둘러싼 은행권 반발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상자산 이해충돌 논란이 겹치면서 시장의 기대가 급격히 낮아졌다.

7일 가상자산 기반 예측시장 폴리마켓에 따르면 ‘CLARITY Act가 2026년 안에 법률로 제정될 것인가’를 묻는 시장의 확률은 최근 13%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5일에는 20% 초반에서 13%까지 급락한 뒤 낮은 수준을 이어갔다.

해당 시장은 단순히 상원이 법안을 표결하는지가 아니라 올해 말까지 상·하원 통과와 대통령 서명까지 모두 마치는지를 기준으로 정산된다. 상원 통과 이후에도 하원과 수정 문안을 조정해야 하는 만큼, 13%라는 수치는 현재 상원 내 표 대결뿐 아니라 남은 입법 절차 전반에 대한 회의론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클래리티법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가상자산 감독 권한을 구분하고 거래소와 중개업자에 대한 연방 등록 체계를 마련하는 법안이다. 지난해 하원을 통과한 뒤 올해 5월 상원 은행위원회 문턱도 넘었지만, 본회의 표결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은행권 반발에 60표 확보 난항

법안의 가장 큰 걸림돌은 스테이블코인 보상 규정이다. 상원 수정안은 스테이블코인을 단순 보유한 대가로 지급되는 이자성 보상은 제한하되, 결제·거래·로열티 프로그램 등 이용 활동과 연계된 보상은 허용하는 절충안을 담았다.

은행권은 거래소와 핀테크 기업이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수익을 제공하면 예금이 빠져나가 지역 은행의 대출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금 기반이 약한 중소형 은행일수록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중소기업과 지역사회에 공급하는 대출 규모도 줄어들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가상자산 업계는 발행사가 아닌 거래소와 제3자의 보상까지 막는 것은 기존 은행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반경쟁적 규제라고 반발한다. 스테이블코인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보상이 예금 이자와 동일하지 않은 만큼, 결제·거래 활동에 연계된 인센티브까지 일괄 제한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 같은 우려가 민주당뿐 아니라 일부 공화당 의원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공화당 의석만으로는 필리버스터 종결에 필요한 60표를 확보할 수 없어 민주당의 협조가 필수지만, 은행권과 가상자산 업계의 이견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표 계산도 복잡해지고 있다.

상원 은행위원회 단계에서는 일부 민주당 의원이 법안에 찬성했지만, 본회의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보상과 소비자보호 규정이 추가로 수정되지 않을 경우 같은 선택을 할지 불투명하다. 법안이 위원회 문턱을 넘었다는 사실만으로 본회의 통과를 낙관하기 어려운 이유다.

트럼프 이해충돌 논란에 윤리조항 협상도 꼬여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의 가상자산 사업도 법안의 핵심 변수다. 민주당은 현직 대통령과 가족이 밈코인과 가상자산 사업에서 경제적 이익을 얻는 상황에서 시장구조법을 처리하는 것은 이해충돌 소지가 크다고 주장한다.

▲미국 디지털자산 시장구조법인 클래리티법의 연내 처리 쟁점과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이해충돌 논란, 스테이블코인·비트코인 ETF 등 주요 산업 흐름을 정리한 자료.  (챗GPT)
▲미국 디지털자산 시장구조법인 클래리티법의 연내 처리 쟁점과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이해충돌 논란, 스테이블코인·비트코인 ETF 등 주요 산업 흐름을 정리한 자료. (챗GPT)

공화당 수정안에는 대통령과 부통령 등 고위 공직자의 신규 디지털자산 발행과 후원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민주당은 기존 보유 자산과 가족·관계사를 통한 간접 수익까지 통제해야 한다며 강제 매각이나 백지신탁 수준의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강제 매각 조항이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본이득세 유예 혜택을 줄 수 있다는 논란까지 불거졌다. 이해충돌을 막기 위해 마련한 조항이 또 다른 특혜 논란으로 번지면서 윤리조항 협상은 한층 복잡해졌다.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법안에 찬성했던 일부 민주당 의원도 강화된 윤리조항이 반영되지 않으면 본회의에서 지지하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협조 없이는 60표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트럼프 관련 윤리조항이 법안 통과 여부를 가를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8월 넘기면 예산·중간선거…연내 처리 시간 부족

의회 일정도 촉박하다. 8월 휴회 전 상원 표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9월부터 연방정부 예산과 셧다운 방지 협상이 의회 일정의 중심으로 올라온다. 11월 중간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의원들의 지역구 선거운동도 본격화한다.

상원에서 수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지난해 하원을 통과한 법안과 내용이 달라 하원이 다시 승인하거나 양원 협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상원이 법안을 처리하는 것과 연내 대통령 서명까지 마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 셈이다.

가상자산업계는 친가상자산 후보 지원을 위해 2026년 중간선거에 대규모 정치자금을 투입하며 의회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도 가상자산 산업과 정치권의 이해관계 논란을 키워 법안 협상에는 양면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내 처리가 무산되면 새 의회에서 법안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기존 법안의 내용을 토대로 협상을 이어갈 수는 있지만, 하원과 상원의 위원회 구성 및 정치적 역학이 바뀌면 현재까지 합의된 조항도 다시 협상 대상이 될 수 있다.

법안은 멈췄지만, 산업 제도화는 계속

다만, 클래티법의 연내 통과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해서 미국 디지털자산 산업의 제도화 흐름까지 중단되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NH투자증권 리서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법안 표결 가능성은 불확실하지만 단기적인 입법 지연보다 토큰화 증권과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한 장기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예탁결제원(DTCC)은 오는 10월 토큰화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100곳 이상의 금융사가 참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법안 논의와 별개로 월가의 토큰화 인프라는 실제 상용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스테이블코인 분야에서도 2027년 1월 지니어스법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의 활용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을 재무·결제 수단으로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스테이블코인이 가치저장 수단을 넘어 실질적인 결제 인프라로 확장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내년 새 의회에서 클래리티법 논의가 재개될 수 있고, 그 전까지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자체 가이드라인이나 규제 예외를 통해 일부 디지털자산 사업의 제도권 진입을 지원할 가능성도 있다. 법률에 따른 명확한 관할 구분은 늦어지더라도 개별 규제기관과 민간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사업 확대가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미국 디지털자산 산업의 성장 중단보다 시장구조법 제정이 다시 뒤로 밀리는 상황에 가깝다. 폴리마켓 확률이 13% 근방까지 내려온 것도 미국의 토큰화·스테이블코인 사업 자체가 멈출 것이라는 전망보다는 트럼프 윤리조항과 은행권 반발, 상원 60표 장벽을 남은 기간 안에 모두 해소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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