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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금융감독청, 가상자산규제 완화∙∙∙브렉시트 10년, 금융 경쟁력↑

입력 2026-07-1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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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공모∙발행∙수탁 요건 명시 등 투자자 보호 목적
토큰 발행사 부담↓, 건전성 규제 기본 틀 유지 방침
“전통 금융 영역으로 가상자산 끌어들이기 전략”
로빈후드, 코인베이스 등 美 거래소 영국 진출 움직임

영국 금융당국이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면서 영국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세가 기대된다.

브렉시트 결정 후 선언부터 지금까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 불확실성과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영국 핀테크 및 가상자산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가상자산 규제 최종 패키지 공개

영국 금융감독청(FCA)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각) 가상자산 기업에 적용할 최종 규제 패키지를 공개했다.

앞서 영국은 지난 2월 ‘금융서비스 및 시장법에 따른 가상자산 규정’(Cryptoassets Regulations)을 제정했다. 이 법안에는 FCA의 감독 아래 가상자산 공모∙발행∙수탁에 관한 요건을 정하고 시장 교란 행위를 방지해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포괄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최근 몇 년간 FCA의 감독 범위가 가장 크게 확대된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FCA는 이번 규제 완화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맞춤형 거래 규칙 등 제도의 핵심 요소를 간소화하며 효율적인 실무가 가능하도록 했다. 토큰 발행사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도 건전성 규제의 기본 틀은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거래 플랫폼과 중개업체, 수탁기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등 영국에서 사업하려는 가상자산 관련 기업은 FCA로부터 인가를 받아야 한다. 거래 플랫폼과 중개업체에는 최선집행, 시장남용 방지, 고객자산 보호, 운영복원력 등의 규제가 적용된다.

이번 규제 완화는 2027년 10월 25일부터 적용된다. 이후 새 규정이 발효되면 FCA의 가상자산 감독은 금융 프로모션과 자금세탁방지(AML)에 국한될 예정이다.

FCA 측은 “가상자산 투자의 위험도가 여전히 높은 만큼, 투자 전 적용되는 보호 조치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며 “새 규정은 영국에서 더욱 지속 가능하면서도 신뢰할 수 있는 가상자산 시장을 위한 토대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게일 결제 및 디지털 금융 담당 이사는 “지금은 영국 가상자산 규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고 평가하며 “기업이 규제 확실성과 혁신의 여지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지 않는 안정적이면서도 경쟁력 있는 규제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영국이 가상자산 규제 완화한 이유

(사진=영국 FCA)
(사진=영국 FCA)

그동안 영국은 금융 규제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보수적인 성향을 보여왔다. 특히 HSBC, 바클레이즈(Barclays), 내셔널 웨스트민스터 은행(NatWest) 등 영국 주요 은행권은 모든 고객이 가상자산거래소에 송금할 때 금액 한도를 두는 등 (反)암호화폐 정서가 있다고 알려졌다.

BPMG 사업본부 문범영 본부장은 “달러 스테이블코인 중심의 미국∙아시아 시장과 달리 영국 시장은 파운드 스테이블코인이 이제 막 태동하는 단계”라며 “과거 리플 사례처럼 스테이블시장 초기에는 기관∙도매 시장에서의 사용 제한을 처음으로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가상자산 규제 완화는 영국 금융당국이 세계 시장의 유동성을 수용하면서도 강력한 제도적 틀을 마련해 가상자산을 전통 금융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입을 모은다. 포괄적 인∙허가제 도입, 글로벌 유동성 및 해외 시장 포용, 법적 확실성을 통한 기관 자금 유입, 발 빠른 글로벌 스탠다드 적용 등을 고려하면 영국 가상자산 시장이 새로운 기회의 장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영국은 2022년부터 금융서비스 및 시장 법안(FSMB)을 논의하며 스테이블코인에 중점을 둔 강화된 가상자산 규제를 마련해 왔다. 영국 재무부는 2023년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 방안’을 발표하며 가상자산 사업 승인 및 규제 적용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

자본시장연구원 홍지연 선임연구원은 2023년 ‘영국의 가상자산 규제 강화 계획 발표’를 통해 “브렉시트 후 유럽지역의 금융중심지로서 런던의 지배력이 약화된다는 우려 속에 영국 정부는 가상자산 산업의 수용 의지를 적극적으로 보여왔다”며 “가상자산 산업의 글로벌 허브가 되는 것을 목표로 가상자산 규제를 신속하게 마련하려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은 “가상자산에 대한 명확하면서도 효과적, 시의적절한 규제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이번 새로운 규정에 대한 의견을 수집해 가상자산 투자 및 거래 활동 규제에 대한 효과적인 제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범영 본부장은 “스테이블코인 인프라의 핵심은 전통금융기관과의 연계”라며 “은행이 고객 계좌를 관리하고 규제 상의 신뢰를 책임진다면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는 속도와 비용, 즉 효율성을 담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전통금융기관이 밀집된 영국 시장에는 이와 같은 혁신을 시도할 파트너를 만들기 위한 기회가 있으리라 판단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국 시장에 집중하는 美 거래소

(사진=로빈후드)
(사진=로빈후드)

일각에서는 유럽 가상자산시장법(MiCA) 시행에 따라 유럽과 영국 간 사업 유치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영국 가상자산은 ‘전자적 전송∙거래가 가능하고 데이터 기록∙저장 지원 기술을 사용하는 가치나 계약상 권리에 대한 암호화된 자산을 의미한다. ‘분산원장기술(DLT)을 활용해 이전∙저장되는 가치나 권리를 디지털화한 자산’이라고 정의한 MiCA와 비교하면 광범위한 개념이다. 참고로 NFT의 경우 영국 규제에는 원칙적으로 포함되지만, MiCA에서는 포함되지 않는다.

가상자산업계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사업이 안정적이면서도 매력적이라며 영국의 규제 마련 속도와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십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이를 고려해 가상자산거래소의 영국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최근 미국 주식∙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가 삼수 끝에 영국 시장 진출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앞서 로빈후드는 지난 2019년 FCA로부터 브로커리지 사업 인가를 받으며 영국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2022년 영국 가상자산 거래 앱 ‘지글루’(Ziglu) 인수 무산 등을 이유로 영국 시장 진출에 좌절을 맛봐야만 했다.

세 번째 시도 끝에 영국 시장에 진출한 로빈후드는 영국에서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1일(현지시각) 영국 로이터에 따르면 로빈후드는 유럽 내 무기한 선물 거래를 확대하고 올인원 투자 플랫폼 구축 일환으로 영국에서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출시한다. 이를 위해 로빈후드는 유럽 투자자가 금, 은, 원유, 유로-달러 환율 등 상품, ETF, 외환 시장에 연동된 무기한 선물을 최대 10배 레버리지로 24시간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영국에서는 ‘주문흐름대기’(PFOF)가 금지된 만큼, 로빈후드는 해당 수익모델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에는 미국 가상자산거래소가 영국 가상자산 시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는 7일 FCA로부터 가상자산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이를 통해 기관 및 전문 투자자는 디지털자산뿐만 아니라 주식과 원자재 기반 무기한 선물 거래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코인베이스는 지난 2월 FCA의 디지털자산사업자 등록을 완료해 디지털자산과 법정화폐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코인베이스 측은 “이번 인가가 기존 전자화폐(E-Money) 라이선스와 디지털자산 사업자 등록에 추가되는 것”이라며 “이번 승인으로 코인베이스가 이미 다른 국가에서 선보인 금융상품도 영국 시장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크라켄은 영국 거래소와의 인수합병(M&A)으로 일찌감치 영국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2019년 영국 가상자산거래소 크립토 퍼실리티를 인수하며 유럽 시장 진출의 발판으로 삼았다.

크라켄 제시 파월 CEO는 M&A 거래 당시 “향후 수개월 동안 가상자산 선물 및 지수 상품 관련 서비스를 계속 개선 및 확대시킬 계획”이라고 알린 바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2018년 빗썸이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빗썸유럽’을 설립한 바 있지만, 사업 및 서비스 운영 방향이 바뀌면서 사실상 철수한 상황이다.

문범영 본부장은 “코인베이스 등 이미 영국 시장에 많은 거래소가 진출해 있어 경쟁 포화로 국내 거래소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대신 지금은 두바이 중심의 중동지역이나 미국시장, 동남아 시장이 더 가상자산분야는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만큼, 우선적으로 영국 등 유럽보다는 동남아나 중동지역을 선호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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