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리스크·결제 지연 등의 위험 낮춰
“스테이블코인 결제 방안도 협의”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국내 기업 최초로 블록체인 기반의 글로벌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다. 이를 통해 연간 4만 건에 달하는 무역 송금을 실시간으로 처리해 자금 운용 효율성을 높이고, 무역금융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21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JP모간체이스은행 서울지점에서 JP모간 키넥시스와 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결제 시스템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협약에 따라 △블록체인 및 디지털 자산 기술 도입 △무역금융 효율화 △디지털 전환(DX) 추진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JP모간 키넥시스가 운영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키넥시스 디지털 페이먼츠(Kinexys Digital Payments)’는 다국적 기업 간 무역대금 결제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글로벌 결제 플랫폼이다. 기존 국제 송금은 여러 중계은행을 거쳐 1~2일이 소요됐지만, 키넥시스 결제망을 활용하면 송금인과 수취인을 직접 연결해 수 분 내로 결제가 가능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협약 체결 전인 15일 키넥시스 결제망을 통해 미국 법인에서 싱가포르 법인으로 무역대금을 송금하며 시스템의 안정성과 적용 가능성을 사전 검증했다. 국내 기업이 무역 대금 송금에 블록체인 결제를 적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는 해외법인 간 송금뿐만 아니라 키넥시스를 활용하는 글로벌 기업들과의 무역 결제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 포스코인터내셔널은 51개국에서 128개 해외 거점을 운영하며 연간 약 4만 건의 해외 송금을 처리하고 있다. 실시간 결제 시스템이 도입됨에 따라 자금 운용 효율성이 높아지고, 환 리스크나 결제 지연 등 무역금융 리스크 관리 역량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미국과 유럽 주요 금융기관들이 블록체인 결제 네트워크 상용화에 속도를 내면서 글로벌 원자재 트레이딩 기업들도 실시간 결제 플랫폼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원자재 트레이딩 기업인 트라피구라 역시 키넥시스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블록체인 기반 결제를 국내 최초로 무역대금 송금에 적용하며 금융 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JP모간 키넥시스와의 협력을 통해 블록체인 기반 결제를 도입한 것은 무역금융의 디지털 전환을 여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최근에는 일본계 글로벌 은행과도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대금 결제와 자금조달 다변화 방안을 협의하는 등 글로벌 금융혁신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의 일환으로 금융·물류·IT 등 전 분야에 디지털 기술 적용을 확대해 산업 전반의 DX를 주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