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9.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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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1일 ‘디지털 화폐 및 디지털 권리에 관한 법’ 시행

입력 2026-09-0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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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1일부터 최초의 포괄적 가상자산 규제법안 시행
암호화폐,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규제∙∙∙상품∙서비스 결제는 금지
러시아 가상자산 시장 성장세, 비교적 ‘완만’ 전망

러시아가 2026년 9월 1일부터 최초의 포괄적 가상자산 규제 법안을 시행하며 암호화폐를 본격적인 제도권 안으로 진입시켰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재산으로 공식 인정하고 거래소, 커스터디, 채굴 등을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규제한다는 의지다. 다만, 상품 및 서비스 대가 지불 수단으로는 여전히 엄격히 금지된 만큼, 러시아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 곡선이 상대적으로 완만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지=챗GPT)
(이미지=챗GPT)

푸틴 대통령, 가상자산 관련 규제 법 서명∙∙∙중앙은행 관리∙감독

러시아는 최근 몇 년간 암호화폐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을 긍정적으로 전환하고 제도권 진입을 위한 법안을 마련해 왔다.

앞서 지난 2022년 당시 산업통상부 데니스 만투로프 장관은 “암호화폐를 지급결제 수단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중앙은행과 활발히 논의 중”이라며 “중앙은행이 시기와 방법 등 규제안을 만들면 정부가 곧바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내 하원 국가두마(State Duma)가 어떤 종류의 상품 또는 서비스에 대한 지불수단으로 디지털금융자산(DFA)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며 가상자산의 제도권 논의가 미뤄진 바 있다.

러시아 내 암호화폐의 제도권 진입은 최근 들어서야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러시아 하원 국가두마는 지난 7월 ‘디지털 화폐 및 디지털 권리에 관한 법’을 통과시켰고, 중앙은행에 가상자산 시장 감독 권한을 부여했다. 허가받은 중개자가 어떤 암호화폐를 제공할 수 있는지 결정하고 시행 규정을 제정할 권한도 포함시켰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4일(현지시각) ‘디지털 화폐 및 디지털 권리에 관한 법’에 서명하며 가상자산거래소, 중개인, 커스터디, 투자자를 위한 시장 규제가 가시화됐다.

국가두마에 따르면 해당 법은 가상자산거래소, 중개인, 수탁기관 및 기타 가상자산 관련 제공업체를 포함한 시장 참여자를 위한 규정을 명시한다.

가상자산거래소 운영자는 규제 요건 충족은 물론 금융시장자율국제기구(SROs) 가입이 필수다. 비적격투자자는 커스터디,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 자산운용사 등 각 중개인을 통해 연간 최대 30만루블(3700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구매할 있지만, 적격투자자는 암호화폐 구매에 제한이 없다.

언급된 핵심 조항은 올해 9월 1일부터, 비거주 디지털 예탁기관에 대한 규칙을 포함한 일부 조치는 내년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다만, 러시아 내에서 암호화폐를 이용한 상품 및 서비스 결제는 금지다.

지난달 11일에는 중앙은행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는 암호화폐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테더의 스테이블코인인 USDT 등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중앙은행 측은 “시가총액, 일일 평균 거래량, 해외 시장에서 최소 5년 이상의 가격 이력 등을 고려해 목록을 작성한 것”이라고 밝히며 “이 같은 제한 조치는 비적격투자자를 암호화폐 가격의 급격하고 예측 불가능한 변동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래 전 모든 투자자는 적격 여부와 관계 없이 가상자산 투자 위험성을 숙지할 것”을 당부했다.

한국디지털에셋 조진석 대표는 “단순한 규제 완화가 아닌 기존 음성적인 암호화폐 거래를 정부의 감독이 가능한 제도권 시장으로 편입하려는 정책으로 보는 게 정확하다”며 “비적격투자자와 적격투자자에 거래 제한에 차이를 둔 것은 개인의 투기적 거래는 제한하고 전문투자자와 기관 중심으로 시장을 육성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서방의 경제∙금융제제 대응한 다변화 전략”

블록체인∙가상자산업계는 러시아의 이번 조치가 서방의 경제∙금융 제재에 대응한 자금조달 및 국제결제수단 다변화 전략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2022년 2월 발발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는 러시아 주요 대형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스위프트) 결제망에서 퇴출하는 초강력 경제 제재를 단행했다. 해당 조치는 ‘금융 핵옵션’으로 불리며 러시아의 대외 무역과 외환 거래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

러시아는 암호화폐의 주요 장점인 탈중앙화, 블록체인을 통한 높은 보안성, 24시간 국경 없는 빠른 거래 등을 고려해 국제 사회의 금융 제재를 회피할 수단으로 암호화폐를 적극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조진석 대표는 “스위프트 결제망 퇴출을 계기로 러시아 은행과 기업은 수출입대금 결제와 해외 자금 이동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며 “지금은 중국 등 일부 교역국과 루블화∙위안화 결제 및 대체 결제망을 활용하고 있으나, 스위프트 결제망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가상자산을 국제결제와 자본 유통의 보완적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것으로 판단했다.

성균관대 핀테크융합전공 임병화 교수는 “스위프트 퇴출이 러시아 산업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준 만큼, (가상자산 합법화는)심각한 무역 대금 결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금융 제재를 우회하고 우방국과의 무역대금 결제를 원활히 하는, 일종의 국가 생존 수단으로 봤을 것”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이화여대 경영학과 채상미 교수는 “서방 제재 우회와 국가 유동성 확보를 위한 철저한 실용주의적 조치”라며 “국내 지하경제 흡수 및 세수∙외환 통제로 불법 자금 흐름을 모니터링하고 세원을 양성화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규제 후 첫해 가상자산 거래량, 4조루블 전망

한편 블록체인∙가상자산업계는 러시아 가상자산 시장의 미래가 밝지만, 성장세는 비교적 완만하리라 전망한다.

29일 러시아 통신사 타스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러시아 최대은행 스베르뱅크 아나톨리 포포프 부회장은 ‘디지털 화폐 및 디지털 권리에 관한 법’을 시행한 첫해 거래량이 4조루블(464억 달러)에 이르리라 전망했다. 오는 2029년에는 7조5000억루블(870억달러)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스베르CIB 투자연구소는 상당히 보수적인 추정치를 내놓았다. 연구소 측은 “합법화 첫해에는 4조루블의 20%, 즉, 3조5000억~4조루블이 거래될 것”이라고 추산하며 “2028년까지는 4조7500억에서 5조5200억루블, 2029년에는 7조5000억루블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포포프 부회장은 연구소의 보수적인 전망이 가상자산 거래 상당수가 러시아에서 규제되지 않은 거래소를 통해 이뤄지는 점, 규제된 플랫폼을 거치치 않는 점 등을 고려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디지털 화폐 및 디지털 권리에 관한 법)은 9월 1일부터 시행되지만, 전문 시장 참여자는 2027년 7월 1일까지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면서도 “가상자산 시장 전망은 밝아도 향후 1년 안에 완전히 성숙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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