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U “쿠코인 미신고 사업자로 수사의뢰·웹 접속 차단 요청”
앱 차단에도 웹 거래 기능 유지…방미심위 심의 전 규제 공백 노출
국내 금융당국이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로 수사의뢰하고 접속 차단까지 요청한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쿠코인(KuCoin)에서 한국 이용자가 원화(KRW)를 이용한 개인 간(P2P) 가상자산 구매 주문을 실제로 생성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일부 판매자는 결제수단으로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Kakao Pay)를 제시하고 있었으며, 본지가 한국으로 신원인증(KYC)을 완료한 계정을 이용해 직접 확인한 결과 카카오페이를 선택해 원화 주문을 생성한 뒤 결제 단계까지 진입할 수 있었다.
26일 본지가 쿠코인 P2P 서비스를 확인한 결과, 원화를 이용해 테더(USDT)를 사고팔 수 있는 `USDT-KRW` 시장에 다수의 거래 광고가 노출됐다. 비로그인 상태에서 확인 당시 USDT 매수와 매도 화면에는 각각 9건의 광고가 나타났으며, 판매자들은 USDT당 원화 가격과 최소·최대 주문금액을 제시하고 있었다. 결제수단에는 BANK, Bank Transfer, GmoneyTrans, Intenzo E-Transfer, PayPal 등이 포함됐고, 이 가운데 한 판매자의 광고에서는 카카오페이도 결제수단으로 표시됐다.

한국 KYC 계정으로 주문 실제 생성
본지는 이후 `Country/Region`이 `South Korea`로 설정돼 신원인증이 완료된 쿠코인 계정으로 P2P 서비스를 다시 확인했다. 로그인 이후에도 KRW-USDT 시장과 관련 거래 광고는 그대로 노출됐다. 일부 광고에는 `Restricted`가 표시됐지만, 실제 해당 광고를 선택하자 쿠코인은 “총 거래 횟수가 해당 광고의 요구조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안내를 띄웠다. 한국 지역 또는 한국 KYC 계정을 이유로 한 제한이 아니라 판매자가 설정한 거래 조건에 따른 제한이었다.
반면 카카오페이가 결제수단으로 표시된 다른 판매자의 광고에서는 `Buy` 버튼이 정상적으로 활성화됐다. 본지가 해당 광고를 선택하자 구매 화면에는 1USDT당 약 1622원, 결제통화 KRW, 수취자산 USDT가 표시됐으며 결제수단으로 `Kakao Pay`와 `BANK`를 선택할 수 있었다.

이후 카카오페이를 결제수단으로 지정하고 1000원 규모의 주문을 제출하자 실제 주문이 생성됐다. 주문 화면에는 `Order Placed`와 함께 총 결제금액 `1000 KRW`, 거래가격 `1622 KRW/USDT`, 주문수량 `0.616522 USDT`, 결제수단 `Kakao Pay`가 표시됐으며 제한시간 내 결제를 진행하라는 안내와 함께 `Pay` 버튼도 활성화됐다.
본지는 서비스 작동 여부 확인을 위해 주문 생성 및 결제 단계 진입까지만 진행했으며 실제 카카오페이 송금이나 USDT 거래 체결은 진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재 쿠코인의 KRW P2P 서비스는 단순히 원화 선택 메뉴나 과거 거래 페이지가 남아 있는 수준을 넘어, 한국으로 KYC를 완료한 이용자가 실제 원화 주문을 생성할 수 있는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쿠코인 P2P 화면에 카카오페이가 표시된 사실만으로 쿠코인과 카카오페이가 공식적인 결제 제휴 관계에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쿠코인 P2P는 거래소가 이용자의 원화를 직접 수취하는 대신 판매자와 구매자가 지정된 결제수단을 통해 법정화폐를 주고받고, 쿠코인이 가상자산을 에스크로 형태로 관리하는 구조다. 해당 판매자가 개인 결제수단으로 카카오페이를 등록했을 가능성도 있어 양사 간 공식 제휴 여부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FIU “쿠코인 미신고 사업자로 수사의뢰…접속 차단도 요청”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쿠코인이 이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로 수사의뢰와 접속 차단 요청이 이뤄진 사업자라고 밝혔다. FIU 관계자는 이날 본지에 “쿠코인은 미신고 사업자로 수사를 의뢰했고 접속 차단 요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신고 의무가 있는데 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며 “형사처벌로 해결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FIU가 쿠코인 웹사이트를 직접 차단할 권한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앱 차단과 인터넷 웹사이트 접속 차단 역시 별도 절차로 진행된다. 이 관계자는 “접속 차단은 저희가 권한이 없다”며 접속 차단 권한을 가진 심의기관에 관련 요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미신고 사업자가 40개 정도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요청하는 등 저희가 할 수 있는 수단은 다 해놓은 상태”라며 “빠르게 진행되기를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신고 해외 가상자산사업자의 인터넷 사이트 접속 차단은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의 심의 절차를 거쳐 이뤄진다. FIU와 방미심위는 미신고 해외 가상자산사업자에 따른 자금세탁 위험 방지와 국내 이용자 보호를 위해 접속차단 대상을 지정하고 관련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FIU 관계자는 현재 관련 차단 요청이 접수돼 있으며 이후 조치는 심의 결과에 따라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앱은 차단됐지만 웹에서는 한국 KYC로 주문 가능
쿠코인은 과거부터 국내 금융당국의 미신고 사업자 대응 대상에 포함돼 왔다. FIU는 2022년 8월 쿠코인을 포함한 16개 외국 가상자산사업자가 신고 없이 내국인을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다고 판단해 수사기관에 통보했다.
이후 지난해 3월에는 FIU 요청에 따라 구글이 국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앱의 국내 신규 설치와 업데이트를 차단했고, 같은 해 4월 애플 역시 FIU 요청에 따라 미신고 외국 가상자산사업자의 앱에 대한 국내 접속을 차단했다.
문제는 앱 차단 조치가 이뤄진 상황에서도 웹사이트에서는 한국 KYC 계정으로 로그인한 뒤 원화를 이용한 P2P 주문 생성까지 가능하다는 점이다. 앱 차단과 웹사이트 차단은 별도 절차로 진행되는 만큼 앱이 차단됐다고 해서 웹사이트 접속이 동시에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FIU가 이미 쿠코인을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로 수사의뢰하고 웹사이트 접속 차단까지 요청했지만, 웹 접속 차단은 방미심위의 별도 심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본지 확인 결과 해당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쿠코인 웹사이트에서는 한국 KYC 이용자가 KRW-USDT P2P 시장에 접근해 실제 원화 주문을 생성할 수 있었다. 앱 차단 이후에도 웹을 통한 거래 기능은 여전히 이용 가능한 상태인 셈이다.
당시 금융당국은 국외 사업자의 국내 영업 여부를 판단할 때 한국어 홈페이지 제공,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고객 유치·마케팅, 원화결제 지원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와 FIU도 지난 6월 24일 “FIU에 신고된 28개 가상자산사업자를 제외하고 내국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가상자산 취급업자는 모두 불법에 해당한다”고 밝히며, 국외 사업자라도 내국인을 대상으로 국내 영업행위를 하면 특금법이 동일하게 적용되고 신고 없이 가상자산을 매매·교환하거나 이를 중개·알선하는 행위 역시 규제 대상이라고 명시했다.
주요 해외 거래소 중 활성 KRW P2P는 쿠코인이 두드러져
본지가 주요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의 P2P 서비스도 함께 확인한 결과 쿠코인과 동일한 방식으로 활성 KRW-USDT 광고가 노출되고 실제 주문까지 가능한 사례는 쉽게 확인되지 않았다.
OKX에서는 비로그인 기준 P2P 법정통화 검색창에 `KRW`와 `Korea`를 입력했지만 관련 시장이 나타나지 않았고, BitMart 역시 P2P 법정통화 선택 목록에서 KRW를 확인할 수 없었다. Gate.io의 경우 국내 접속 환경에서 P2P 법정통화 메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Service Limited to Specific Regions`라는 지역 제한 안내가 나타나 KRW 지원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바이비트(Bybit)와 LBank 등도 공식 P2P 지원통화 자료에서 KRW 지원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번 조사 범위에서는 실제 원화 기준 P2P 광고가 노출되고 한국 KYC 이용자의 주문 생성까지 확인된 사례로 쿠코인이 두드러졌다.
방미심위 웹 차단 심의 전 이용 가능성 남아
이번 확인으로 국내 앱스토어에서 쿠코인 앱의 신규 설치와 업데이트가 차단된 상황에서도 웹사이트를 통한 KRW P2P 주문은 여전히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KYC 이용자가 실제 원화 주문을 생성하고 카카오페이를 결제수단으로 선택해 결제 직전 단계까지 진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웹사이트가 접속되는 것을 넘어 거래 기능 자체가 국내 이용자에게 제공되고 있는 상태다.
FIU는 쿠코인에 대한 웹사이트 접속 차단 요청을 이미 해놓은 상태라고 확인했다. 다만 실제 접속 차단은 방미심위의 심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심의가 완료되기 전까지 국내 이용자가 웹을 통해 쿠코인에 접근해 거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공백이 남아 있는 셈이다.
최근 금융당국 역시 방미심위와 미신고 해외 가상자산사업자 접속 차단 대상을 신속하게 지정하는 한편 국내 이용자의 금융거래 불편이나 재산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향후 방미심위의 심의를 거쳐 쿠코인 웹사이트에 대한 실제 접속 차단 조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한편 쿠코인의 KRW P2P 서비스가 금융당국이 국내 영업 판단 기준으로 제시한 ‘원화결제 지원’에 구체적으로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