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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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168톤 쌓은 테더…‘코인판 중앙은행’이 되고 있다

입력 2026-08-1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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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실물 금 14톤 추가…USDT·XAU₮ 합산 보유량 약 168톤
美 단기국채 1150억달러 운용…국채 수익으로 금·비트코인·기업 투자 확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넘어 글로벌 금융시장 ‘큰손’ 부상…유동성·가격변동 리스크도

▲테더의 실물 금 보유량 추이. 테더는 2026년 2분기 USDT 준비금용 금을 14톤 추가 매입하면서 총 금 보유량을 약 168톤까지 늘렸다. (챗GPT)
▲테더의 실물 금 보유량 추이. 테더는 2026년 2분기 USDT 준비금용 금을 14톤 추가 매입하면서 총 금 보유량을 약 168톤까지 늘렸다. (챗GPT)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USDT 발행사 테더가 금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준비자산을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것을 넘어 금과 비트코인, 기업 지분까지 투자 대상을 확대하면서 전통 금융기관에 가까운 자산운용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 매입 확대…2분기 말 총 168톤

테더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테더는 올해 상반기 USDT 준비자산을 위해 약 27.1톤의 금을 사들였다. 월평균 4.5톤꼴이다. 특히 2분기에만 실물 금 14톤을 추가하면서 6월 말 USDT 준비자산에 포함된 금 보유량은 약 146톤까지 늘었다.

테더의 금 보유는 크게 USDT 준비자산과 금 연동 토큰 ‘테더골드(XAU₮)’를 뒷받침하는 물량으로 나뉜다.

6월 말 기준 USDT 준비자산에 포함된 실물 금의 평가액은 약 188억4000만달러다. 당시 금 가격을 기준으로 약 146톤에 해당한다. 여기에 XAU₮를 뒷받침하는 실물 금 70만7747트로이온스(약 22.01톤)를 더하면 테더가 두 상품을 뒷받침하기 위해 보유한 실물 금은 약 168톤에 달한다.

XAU₮ 준비금 자체는 2분기 동안 22.01톤으로 유지됐다. 다만 실제 고객이 보유한 XAU₮는 1분기 말 55만9598개에서 2분기 말 61만2824개로 9.5% 증가했다. 실물 금으로 환산하면 고객 보유분이 약 1.66톤 늘어난 셈이다.

테더의 금 매입은 일회성 투자도 아니다. 파올로 아르도이노 테더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1월 회사 투자 포트폴리오의 10~15%를 실물 금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테더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 매입을 빠르게 확대하며 주요 중앙은행과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의 금 수요자로 부상했다.

美국채가 만든 수익…금·비트코인으로 재투자

테더의 올해 2분기 준비금 보고서를 보면 6월 말 전체 준비자산은 약 1877억5000만달러였다. 이 가운데 미국 단기국채가 약 1149억6000만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미국 국채를 담보로 한 역환매조건부채권(리버스 레포) 등을 포함한 현금·현금성 자산 및 기타 단기예치금은 약 1406억4000만달러에 달했다.

금은 약 188억4000만달러로 뒤를 이었으며 비트코인은 약 58억달러였다. 이밖에 상장주식 약 37억6000만달러, 기타 투자자산 약 52억4000만달러, 담보대출 약 134억5000만달러 등으로 준비자산을 구성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서 ‘금융시장 큰손’으로

이 같은 자산운용 구조는 USDT 사업에서 출발한다. 이용자가 달러를 맡기면 테더는 이에 상응하는 USDT를 발행하고, 확보한 준비자산 상당 부분을 단기 미국 국채와 레포 등 수익을 내는 자산에 투자한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바탕으로 금과 비트코인, 기술기업 등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하는 구조다.

실제로 테더는 올해 2분기 미국 국채와 레포 운용 등에 힘입어 약 15억달러의 순영업이익을 거뒀다. 6월 말 총자산은 약 1877억5000만달러, 총부채는 약 1836억4000만달러로 자산이 부채보다 약 41억1000만달러 많았다.

아르도이노 CEO는 테더가 자체 이익을 활용해 미국 국채와 비트코인, 기술기업, 금 관련 기업 등에도 투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올해 연간 이익이 1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블록체인 솔루션 기업 포필러스(Four Pillars)의 제이 리서처는 “테더의 금 매입은 단순한 준비자산 다변화를 넘어 스테이블코인 사업에서 발생한 현금흐름이 금과 비트코인으로 지속 재투자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미국 국채와 레포에서 발생한 이자수익이 다시 비트코인과 금 매수로 이어지면서 테더가 일종의 구조적인 매수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트코인 시장에서는 장기적인 현물 수요 기반을 넓히는 행보로 볼 수 있다”며 “금 시장에서도 아직 전체 시장을 좌우할 정도는 아니지만 크립토 기업이 새로운 대형 금 수요 주체로 등장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테더를 단순한 가상자산 발행사로만 보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막대한 규모의 달러 연동 토큰을 발행하고 이를 국채 등 준비자산으로 운용하는 동시에 여기서 확보한 수익을 금과 비트코인 등 전략 자산에 재배치하면서 대형 금융기관과 유사한 자산운용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금 시장 수급까지 흔든다…상반기 27.1톤 매입

특히 금 시장에서는 테더의 영향력이 실제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까지 커지고 있다. 테더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USDT 준비자산을 위한 금 매입량은 약 27.1톤이다. 국가별 중앙은행 매입량과 단순 비교할 경우 폴란드와 중국에 이어 상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다.

▲2026년 상반기 주요 중앙은행과 테더의 금 순매입량 비교. 테더는 USDT 준비자산용 금을 27.1톤 매입해 폴란드·우즈베키스탄·중국에 이어 상위권 수준을 기록했다. (출처=세계금협회(WGC), 테더)
▲2026년 상반기 주요 중앙은행과 테더의 금 순매입량 비교. 테더는 USDT 준비자산용 금을 27.1톤 매입해 폴란드·우즈베키스탄·중국에 이어 상위권 수준을 기록했다. (출처=세계금협회(WGC), 테더)

다만 테더의 금·비트코인 매입 자체가 시장 가격을 좌우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블록체인 솔루션 기업 포필러스의 켈빈 리서처는 “테더의 금·비트코인 투자 확대가 시장 가격 자체를 좌우한다기보다는 최대 규모 스테이블코인 사업자로서의 신뢰와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가 더 크다고 본다”며 “금 매입 증가세 역시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하면 올해 들어서는 다소 둔화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금도 토큰화…XAU₮ 제도권 진입 확대

테더는 금을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블록체인 금융상품으로 연결하고 있다. XAU₮는 토큰 1개당 런던금시장협회(LBMA)의 ‘Good Delivery’ 기준을 충족하는 금괴의 순금 1트로이온스에 대한 소유권을 나타낸다. 6월 말 기준 XAU₮를 뒷받침하는 금은 70만7747트로이온스, 약 22.01톤 규모다.

XAU₮의 제도권 진입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아부다비 국제금융센터 ADGM은 XAU₮를 ‘허용 현물 상품(Accepted Spot Commodity)’으로 인정했다. 이후 XAU₮는 이슬람 금융 원칙에 부합한다는 샤리아 적합성 인증도 획득했다.

커지는 영향력만큼 커지는 준비자산 리스크

다만 테더의 자산 다변화가 안정성 측면에서 무조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준비자산에서 금과 비트코인 등 가격 변동성이 있는 자산의 비중이 커질 경우 대규모 환매가 발생했을 때 준비자산의 유동성과 가치 변동이 새로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져 왔다.

제이 리서처는 “테더가 미국 국채, 비트코인, 금, 기업 지분 등에 대규모 익스포저를 가진 금융기관으로 변모하는 만큼 준비자산의 유동성과 자산 분리 여부, 커스터디, 감사·공시, 규제 리스크를 더욱 주의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영향이 USDT에만 그치지 않고 크립토 유동성과 일부 전통자산 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켈빈 리서처는 준비금 투명성 개선 움직임에도 주목했다. 그는 “테더는 올해 3월 글로벌 회계법인 KPMG를 통해 전면 감사를 의뢰하는 등 투명성 확보를 통한 신뢰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며 “준비자산 다변화와 감사 확대 등을 통해 기존에 제기됐던 준비금 불투명성 우려도 점진적으로 해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확대되면서 블랙록 BUIDL, 써클 USYC, USDG 등 경쟁 상품도 성장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테더의 영향력 증가에 따른 리스크뿐 아니라 신흥 스테이블코인 사업자들의 투명성과 준비금 구조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제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은 지난해 USDT 준비자산 가운데 비트코인과 귀금속 등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자산의 비중 확대와 투명성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결국 테더의 성장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확대가 단순히 가상자산 결제 수단의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USDT 발행으로 유입된 막대한 자금이 미국 국채 시장으로 흘러가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은 다시 금·비트코인·기업 투자로 이동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글로벌 자본시장의 새로운 자금 공급자이자 대형 자산 보유자로 부상하면서 테더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 역시 USDT 시가총액을 넘어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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