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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증권 열리는데 DAO·AI는 누가 책임지나

입력 2026-08-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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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토큰증권, 컨소시엄 블록체인 방향”…온·오프체인 KYC·AML 강조
DAO 법적 지위·AI 책임 문제도 화두…“고정된 코드만으로 조직 운영 한계”
ERC-4337 기반 양자내성 서명 연구도 공개…ML-DSA 검증 비용 76% 절감

▲11일 서강대학교에서 열린 ‘Solidarity AI-블록체인과 고신뢰 AI 기반 협력 사회 실현’ 주제의 ‘2026 한국블록체인학회 학술대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손기현 기자)
▲11일 서강대학교에서 열린 ‘Solidarity AI-블록체인과 고신뢰 AI 기반 협력 사회 실현’ 주제의 ‘2026 한국블록체인학회 학술대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손기현 기자)

블록체인·AI 신뢰 구조 논의…“기술적 유일성과 법적 지위 함께 가야”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이 금융시장과 디지털 사회의 신뢰 구조를 어떻게 바꿀지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토큰증권(STO)과 실물연계자산(RWA)의 제도화부터 탈중앙화자율조직(DAO)의 법적 지위, AI 에이전트의 의사결정과 책임 문제까지 기술과 제도를 아우르는 논의가 이어졌다.

한국블록체인학회는 11일 서강대학교 정하상관에서 ‘Solidarity AI-블록체인과 고신뢰 AI 기반 협력 사회 실현’을 주제로 ‘2026 한국블록체인학회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박용범 한국블록체인학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디지털화된 정보가 실제 자산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유일성과 법적 지위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학회장은 “디지털화된 자료는 복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블록체인과 연결해 유일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디지털화된 정보에 법적 지위를 제대로 부여할 수 있는가와 그 유일성을 보장할 기술을 갖고 있는가라는 두 가지 문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는 AI에도 유사하게 적용된다며 블록체인과 AI 모두 신뢰와 검증 가능한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토큰증권, 컨소시엄 블록체인 방향”…세부 기술 규격은 미정

첫 번째 세션에서는 STO와 RWA를 중심으로 국내 토큰증권 시장의 제도화와 실제 인프라 구축 방향이 다뤄졌다.

한세진 금융감독원 수석조사역은 ‘자산에 날개를 달다: STO·RWA와 T+0 자본시장’을 주제로 발표하며 토큰화 자산의 기술적 권리가 실제 재산권으로 인정받으려면 블록체인 원장과 법적 장부가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세진 금융감독원 수석조사역이 11일 서강대학교에서 열린 ‘2026 한국블록체인학회 학술대회’에서 ‘자산에 날개를 달다: STO·RWA와 T+0 자본시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손기현 기자)
▲한세진 금융감독원 수석조사역이 11일 서강대학교에서 열린 ‘2026 한국블록체인학회 학술대회’에서 ‘자산에 날개를 달다: STO·RWA와 T+0 자본시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손기현 기자)

한 수석조사역은 “수학이 자산의 유일성을 증명하고 블록체인의 생성 메커니즘이 이중지불 등을 방지한다고 해도 국가나 법원이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암호학적 장부와 법적 장부가 동기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토큰증권 제도화 과정에서 발행인과 발행인계좌관리기관, 한국예탁결제원 등에 법적 지위를 부여하고 분산원장상의 권리가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디지털자산 제도 환경과 관련해서는 “올해 말과 내년 초가 한국의 디지털자산 2단계 제도권 편입에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발표 후 질의응답에서는 국내 토큰증권에 적용될 블록체인 인프라의 구체적인 방향이 언급됐다.

한 수석조사역은 분산원장이 증권의 공적 장부로 기능하기 위한 요건에 대한 질문에 “금융위 가이드라인에서는 가스비가 들지 않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현재 퍼블릭 블록체인보다는 프라이빗·컨소시엄 블록체인 형태가 될 수밖에 없고 현재도 그런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KYC는 계좌 가입과 등록 등 오프체인뿐 아니라 토큰증권을 발행·유통하는 온체인에서도 이뤄져야 한다”며 “AML 역시 온체인과 오프체인 양쪽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블록체인 노드 수와 보안·성능 등 세부적인 기술 요건에 대해서는 “아직 디테일한 스펙이 나온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박지수 수호아이오 대표는 이어진 발표에서 토큰증권의 생애주기를 ‘발행·유통·정산’으로 구분하고 규제 준수 조건을 스마트컨트랙트 자체에 반영하는 구조를 소개했다.

박 대표는 일반적인 가상자산과 달리 토큰증권은 증권인 만큼 적격 투자자에게 이전되는지를 기술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투자자의 신원과 거래 가능 여부, 보유 한도, 제재 대상 여부 등 각종 규칙을 스마트컨트랙트에서 검증한 뒤 거래를 실행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기존 시스템이 규제 준수 여부를 사후 검증하는 방식에 가까웠다면 토큰증권에서는 금융상품 자체에 규칙을 내재화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DAO 법적 지위·AI 책임 쟁점…“스마트컨트랙트만으로는 한계”

학술대회에서는 토큰화 인프라를 넘어 DAO의 법적 지위와 AI 에이전트의 역할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남궁주현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DAO가 단순한 토큰 발행 주체를 넘어 STO·RWA 생태계에서 공급자와 집행자, 중개·대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기존 회사 제도에 DAO를 그대로 편입하면 탈중앙화라는 특성과 충돌할 수 있는 만큼 별도의 법적 지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홍기빈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초빙부연구위원(왼쪽)과 남궁주현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1일 서강대학교에서 열린 ‘2026 한국블록체인학회 학술대회’에서 블록체인과 DAO의 역할 및 법적 지위 등을 주제로 패널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손기현 기자)
▲홍기빈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초빙부연구위원(왼쪽)과 남궁주현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1일 서강대학교에서 열린 ‘2026 한국블록체인학회 학술대회’에서 블록체인과 DAO의 역할 및 법적 지위 등을 주제로 패널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손기현 기자)

홍기빈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초빙부연구위원은 현재 DAO가 토큰 보유량 등 경제적 지분에 따라 의사결정권을 부여하는 방식에서 기존 주식회사 구조를 상당 부분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DAO를 어떻게 설계하고 운영하느냐는 인간에 대한 불신을 전제로 할 것인지, 신뢰를 전제로 할 것인지에 따라 정반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AI 에이전트가 DAO 운영을 맡는 문제에 대해서도 신중론이 나왔다. 남궁 교수는 AI가 운영 주체가 될 경우 의사결정에 따른 법적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것인지가 선결 과제라고 지적했다. 홍 연구위원은 스마트컨트랙트 역시 모든 상황을 사전에 규정할 수 없는 만큼 새로운 상황에 맞춰 규칙을 다시 해석하고 만들어낼 수 있는 인간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자컴퓨터 시대 대비…ERC-4337 기반 양자내성 서명 검증

학술대회 ‘Session 2 산업계 연구 논문 발표’에서는 양자컴퓨터 시대에 대비한 블록체인 서명 기술 연구도 소개됐다. 정지권 하나금융융합기술원 연구원은 ‘격자 기반 양자내성 알고리즘 ML-DSA와 계정 추상화를 활용한 블록체인 트랜잭션 서명 보안성 향상 연구’를 통해 이더리움 ERC-4337 계정 추상화를 활용해 프로토콜 변경 없이 NIST 표준 양자내성 서명 알고리즘인 ML-DSA를 계정 단위에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ML-DSA의 높은 온체인 검증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공개키 연산을 오프체인에서 선처리하고 데이터를 컨트랙트 바이트코드에 저장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발표에 따르면 공개키 준비 과정의 가스 비용을 기존 방식 대비 약 76% 줄였으며, 이더리움 레이어2(L2) 환경에서는 실제 ML-DSA 서명 검증에도 성공했다.

정 연구원은 “프로토콜 변경 없는 양자내성 서명 검증 구조를 확보하고 온체인 검증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 비용 문제를 완화했다”며 양자내성 서명 지갑을 실제 적용하기 위한 경로를 선제적으로 확보했다는 점을 연구의 의의로 설명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이 밖에도 고신뢰 AI, 자율형 사이버보안 에이전트, 분산신원(DID), 영지식증명, AI 에이전트의 신원·행동 권한 검증 등 블록체인과 AI의 결합을 둘러싼 다양한 연구가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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