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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는 잠들지 않는다” 24시간 거래로 가상자산 시장 대응

입력 2026-07-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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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증권가, 기존 정규 거래 시간 연장 검토
가상자산 시장 유동성∙경쟁력 뒤처지지 않기 위한 전략
“가상자산 시장 ‘형식’ 모방일 뿐, 경쟁력 제고에는 도움 안 돼”

최근 국내∙외 증권가가 6시간 내∙외의 기존 정규 거래 시간을 연장하며 시장 인프라 고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가상자산 시장과의 유동성 경쟁에 밀리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주식 거래 시장 연장과 관련해 가상자산 시장의 ‘형식’ 모방에 그칠 뿐 경쟁력 제고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입을 모은다.

(이미지=챗GPT)
(이미지=챗GPT)

英 LSE, 내년 상반기 야간 거래 플랫폼 ‘LSE 24’ 출시

최근 증권가 거래소가 가상자산을 비롯해 시장의 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증권거래소는 △글로벌 트렌드 대응 및 경쟁력 확보 △시차 문제 극복 및 해외 자본 유치 △투자 편의성 증대 등을 목표로 거래 시간 연장을 검토 중으로 전해진다.

영국 로이터는 21일(현지시각) 런던증권거래소(LSE)가 내년 상반기 야간 거래플랫폼 ‘LSE 24’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를 두고 LSE 24가 향후 주식 거래 도입의 발판이 되리라 평가했다.

보도에 따르면 LSE는 LSE 24를 메인 마켓과 별도로 운영한다. 초기에는 영국 또는 미국 상장지수상품(ETP) 거래를 제공할 예정이다.

LSE는 LSE 24가 차세대 디지털 알고리즘, 에이전트 거래를 지원하는 연중무휴 거래 플랫폼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지속적인 거래를 지원하도록 설계됐다.또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유연성도 높였다. 이런 점에서 국내∙외 투자자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면서 시간대에 관계 없이 유동성 접근이 가능하다.

기존 LSE 거래 시간은 현지시각 기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다. LSE 24는 정규 거래 시간 이후인 오후 5시부터 오전 7시 50분까지 운영된다. 마감 절차를 위해 오후 6시 30분부터 7시까지 30분간은 중단된다.

LSE는 올해 말까지 고객에게 LSE 테스트를 제공한다. 규제 당국 승인을 조건을 2027년 상반기에 첫 번째 자산 클래스 ETP를 선보일 예정이다.

LSE 줄리아 호겟 CEO는 “LSE는 시장 유동성 증대, 효율성 향상 및 참여 확대 등 유연성 제공은 물론 디지털로 연결된 글로벌 시장을 지원한다”며 “LSEG의 디지털 시장 인프라와 통합한 LSE 24 출시는 주식 시장 진화에 있어 매우 중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이어 “영국 내 개인투자자뿐만 아니라 해외, 특히 아시아 지역의 해외 기관투자자 수요를 총족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잠들지 않은 주식 거래 전환 움직임

▲뉴욕증권거래소 (사진=픽사베이)
▲뉴욕증권거래소 (사진=픽사베이)

미국, 유럽 등에 있는 증권거래소에서도 24시간 거래로 전환 움직임이 보인다.

세계 최대 증권거래소 나스닥은 지난해 12월 평일 거래 시간을 23시간으로 연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식을 연중무휴 거래할 수 있도록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지난 1월 기업이 주식을 블록체인에 디지털 토큰 형태로 발행∙거래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 NYSE와 달리 주5일 개장, 정규 거래시간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가상자산거래소와 유사한 24시간 연중무휴 거래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서 사용되는 기술을 전통 증권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시도라는 평가다.

미국 비영리 선물거래소 CME는 지난 5월 말 가상자산 선물 및 옵션의 24시간 연중무휴 거래를 시작했다.

유럽 최대 증권거래소 중 하나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도 오는 12월부터 자사 Cboe 주식거래소(EDGX)에서 미국 주식을 주 5일, 23시간 거래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스위스,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증권거래소도 거래 시간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 중으로 전해진다.

한국에서도 24시간 주식 거래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국거래소(KRX)는 지난 1월 24시간 거래 체계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거래 시간 연장을 통한 글로벌 투자자 유치 경쟁에 대응하고 국내 자본시장의 경쟁력과 국제적 정합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우선 내년 2월을 목표로 12시간 거래부터 구축하기로 했다. 국내 시장의 잠재력 거래 수요를 추가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도록 증시 개장을 오전 7시로 앞당길 계획이다.

이를 통해 포트폴리오에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황을 조기에 반영하려는 국내∙외 투자자의 수요를 조속히 충족시켜줌으로써 국내 시장에 대한 투자 참여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상징적 의미 有, 시장 영향력은 제한적”

(이미지=챗GPT)
(이미지=챗GPT)

한편 일각에서는 상징적 의미는 크더라도 가상자산 시장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즉, 24시간 주식거래는 가상자산 시장이 가진 장점 중 하나를 일부 흡수하는 전략 중 하나일 뿐 가상자산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거래 시간이 늘더라도 시장 참여자가 한정된 만큼, 오히려 거래량 분산과 일시적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젊은 투자자에게는 24시간 주식 거래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도 우려 요소다. 가상자산업계관계자는 “20~30대 투자자는 단순히 ‘밤에도 거래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가상자산을 선택한 게 아니”라면서 해외 자산 접근성, 높은 변동성, 다양한 토큰 투자, 스테이킹, 디파이(DeFi), 24시간 글로벌 유동성 등이 주요 이유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금융권 역시 디지털시장 진출 방안으로 24시간 거래가 아닌 ‘토큰화’(Tokenization)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어준경 교수는 “상장심사로 기업의 질을 걸러내는 것은 물론 공시로 정보 비대칭을 줄이고 시장감시와 청산∙결제로 거래대상에 대한 위험을 제거하는 게 증권거래소가 자본시장에 제공해 온 본질적 기능”이라며 “투자자가 가상자산을 찾는 이유는 거래 시간이 아니라 자산 자체가 지닌 특징 때문인데 (거래 연장이)부분적으로는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근본적인 대응책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유니스트 서병기 교수는 “가상자산 시장이 24시간 유동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가산자상 시장 안에서 거래 요소가 긴밀히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며 “전통 증권거래소가 가산자상 시장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결제와 유동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증권거래소의 결제 시스템 등이 가상자산 시장만큼 기민하고 유연하게 발전해 나아간다면 오히려 불완전한 가상자산 시장을 흡수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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