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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 MiCA 시행으로 EU 내 무허가 CASP 영업 중단 촉구

입력 2026-06-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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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A 시행 따른 유럽 내 국가∙기업 재편 불가피
바이낸스 등 스테이블코인 ‘테더’ 상장폐지∙∙∙시장 축소 우려
그리스 규제당국, 바이낸스에 라이선스 신청 거부
“유럽 철수 안 해” 시장 잔류 의지 내비쳐

▲유럽연합집행위원회 (사진=픽사베이)
▲유럽연합집행위원회 (사진=픽사베이)

7월1일 유럽 가상자산시장법인 MiCA이 시행된다.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은 최근 유럽 무허가 가상자산거래소 등 가상자산서비스사업자(CASP)에 내달 1일까지 영업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 기업은 기존 고객에 대해서만 매도∙이체∙포지션 청산 등 필수 서비스만 제공하도록 제한됐으며, 자동 청산 시점과 질서 있는 퇴출 계획을 안내해야 한다.

그동안 자율적으로 이뤄졌던 국가별 가상자산 규제가 하나의 엄격한 법 체계로 통합된 셈이다. 이로써 유럽 내 국가와 기업의 재편이 불가피해 보인다.

EU 주요국, MiCA 근거로 표준화 체계 정립

MiCA는 유럽연합(EU)이 지난 2023년 세계 최초로 제정한 가상자산 관련법이다. EU는 MiCA를 통해 가상자산을 ▲자산연동토큰 ▲전자화폐토큰(이머니토큰) ▲기타 토큰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CASP에 대한 단일 인가 및 EU 내 상호인정도 도입했다. 이듬해 6월부터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조항이, 같은 해 12월부터는 기타 암호자산 등 나머지 조항이 시행됐다.

MiCA의 주요 목적은 가상자산의 공모∙거래소 상장에 대한 투명성 요건, CASP와 발행인에 대한 인가∙감독 요건, 투자자 보호 요건, 시장남용 방지 조치 마련이다. 불공정거래 금지, 백서 공시 및 준비금 관리 의무화를 통한 투자자보호와 시장 신뢰성 강화에도 나선다.

MiCA 시행과 관련해 자본시장연구원 신경희 선임연구원은 “일부 회원국은 이미 가상자산 관련 법을 제정했지만, MiCA 시행으로 EU 차원의 규제가 명확해질 것”이라고 기대하며 “결과적으로는 EU 전체에 걸쳐 회원국의 면허를 확장함으로써 CASP의 면허 절차 간소화에 따른 상당한 시간과 비용, 인력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EU 주요국은 MiCA에 따른 규제 공백을 메우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해 왔다.

체코와 헝가리는 일찌감치 MiCA를 반영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게 엄격한 라이선스 취득과 지급준비금 적립 의무를 부과하는 표준화된 체계를 도입했다.

체코는 지난해 2월부터 ‘금융시장디지털화법’을 근거로 MiCA 규정을 국내법에 반영하기 위한 이행 법률 도입, 단순 등록 중심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제도 폐지, MiCA 기준에 따른 CASP 인가제 등으로 규제 체계를 전면 재편했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거래소와 커스터디 등 모든 CASP는 체코 국립은행(CNB)으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아야 한다.

헝가리는 MiCA 기준에 더해 독자적인 거래 투명성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해 7월부터는 모든 가상자산과 현금 교환 거래 시 정부 인가 검증기관이 발급한 준수증명서(CC)를 반드시 첨부해야만 법적 효력이 인정되도록 했다. 헝가리 국립은행(MNB) 역시 경고발령, 과징금 부과, 영업정지, 불법 온라인 콘텐츠 차단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이탈리아 주요 기업과 은행도 MiCA 라이선스를 취득하며 MiCA 시행에 대응했다. 이탈리아 핀테크 기업 코니오(Conio)는 시장규제기관 콘소브(CONSOB)와 중앙은행(Banca d’Italia)의 심사를 거쳐 CASP로 운영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이로써 코니오는 MiCA 기준에 따라 디지털자산 수탁, 이전 및 예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개인 투자자는 물론 토큰화 및 가상자산 관리 서비스를 원하는 기업과 기관을 주요 고객으로 삼을 계획이다.

프랑스는 무허가 CASP에 대한 강력한 정리 절차를 진행 중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프랑스 금융감독청(AMF)은 지난달 “자국 내 CASP에 이달 안에 EU가 제시한 라이선스를 취득하지 못하면 블랙리스트에 오를 수 있다”며 “허가 없이 고객 유치 행위를 계속할 경우 기소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회도서관 법률정보실 허병조 실장은 “MiCA는 세계 최초의 포괄적 가상자산시장법안인 만큼, 단일인가제도와 상호인정 시스템을 통한 체계적인 규제 프레임워크를 제시한다”며 “EU의 MiCA법이 우리나라의 가상자산 관련 입법과 제도 발전에 있어서도 유용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테더, 상장폐지 가능성 ‘솔솔'∙∙∙시장 유동성 영향

일각에서는 MiCA 시행에 따른 미인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상장폐지 가능성을 제기한다. 실제로 유럽 내 일부 가상자산거래소가 인가 획득을 위한 재편과 함께 미인가 스테이블코인 상장폐지를 검토 중으로 전해진다.

특히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의 상장폐지설이 불거지면서 대대적인 가상자산 시장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테더가 MiCA의 엄격한 가상자산 발행자 요건을 충족하기 못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쟁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테더가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점유율 약 60%를 차지하는 만큼, 가상자산 관련 업계에서는 시장 유동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리라 보고 있다.

실제로 테더의 상장폐지 가능성은 더욱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바이낸스는 지난 3월 유럽 이용자를 대상으로 USDT 등 MiCA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스테이블코인 현물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다만, MiCA 미준수 스테이블코인 보관 서비스는 계속된다며 입출금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바이낸스 외에도 크립토닷컴 역시 EU의 MiCA 규정 준수를 위해 지난해 1월 USDT를 포함한 10개의 가상자산을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했고, 3월 31일부로 거래 지원을 완전히 종료했다.

이보다 앞서 크라켄은 지난 2024년 USDT 상장폐지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이듬해 3월 결국 거래를 중단했다.

더 큰 문제는 바이낸스다. 영국 로이터는 지난 16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는 그리스 규제당국인 자본시장위원회(HCMC)에 라이선스를 신청했지만, 거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리스 정부의 승인 거부는 바이낸스가 EU에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허가를 받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EU에 있는 바이낸스 고객의 미래가 불확실해졌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소식에 바이낸스의 EU 시장 내 사업 철수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바이낸스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 외 다른 EU 국가를 통한 인가 확보, 라이선스 재신청 등 플랜B를 세웠다”며 “유럽에서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시장 잔류 의지를 내비쳤다.

한편 MiCA 시행을 계기로 한국에서는 디지털자산 관련 법 통과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지난해 6월 ‘디지털자산기본법’을, 국민의힘 최보윤 의원은 10월 ‘디지털자산 육성 기본법’을 대표발의했다. 두 법안 모두 디지털자산의 개념을 명확하게 하고 신뢰 기반의 건강한 디지털자산 시장 질서 확립 및 조성을 목표로 한다.

한국디지털에셋 조진석 대표는 “디지털자산 사업이 실질적인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향후 정부 정책 변화와 함께 관련 법률 및 감독 규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규제 완화와 제도화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 시장 접점 확보, 향후 사업 확장 기회 등을 준비하는 전략을 세워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디지털자산리서치팀 최윤영 팀장은 “디지털자산기본법에는 가상자산거래소의 대주주 지분 제한이나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컨소시엄 규제안 등이 담겨 있다”면서도 “디지털자산기본법을 기반으로 우리나라 디지털자산 시장의 제도권 진입이 탄력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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