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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특금법 시행에 거래소 ‘옥석 가리기’ 본격화, 재신고가 1차 관문

입력 2026-06-1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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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특금법 시행 앞두고 코인마켓 거래소 생존 기로
부채비율 200%·AML 인력 요건에 영세 거래소 부담 확대
실명계좌 확보는 재신고 통과 이후에도 은행·당국 변수 남아

▲개정 특금법 시행에 따라 기존 가상자산사업자도 2026년 8월 20일부터 3개월 이내 새로 신고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재신고 이후 코인마켓 거래소 구조조정과 함께 실명계좌 확보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챗GPT)
▲개정 특금법 시행에 따라 기존 가상자산사업자도 2026년 8월 20일부터 3개월 이내 새로 신고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재신고 이후 코인마켓 거래소 구조조정과 함께 실명계좌 확보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챗GPT)

가상자산사업자(VASP)에 대한 진입규제가 강화되면서 국내 코인마켓 거래소들이 구조조정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개정 특정금융정보법이 8월 20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기존에 신고한 가상자산사업자도 시행일로부터 3개월 이내 개정규정에 따라 새로 신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특정금융정보법이 2월 19일 공포돼 같은 해 8월 20일 시행됨에 따라 법률이 위임한 세부사항을 규정하기 위해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 개정안과 특정금융정보 보고 및 감독규정 개정안을 마련했다. 해당 개정안은 3월 30일부터 5월 11일까지 입법예고·규정변경예고됐다.

개정안의 핵심은 가상자산사업자 진입규제 강화와 가상자산 이전거래 관련 자금세탁방지 의무 확대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감독규정 개정안의 주요 내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번 개정안이 대주주 범위, 재무건전성·사회적 신용 기준, 조직·인력 요건 등 가상자산사업자 진입규제 강화와 트래블룰 확대, 해외 거래 규율 도입 등 가상자산 이전거래 관련 자금세탁방지 의무 강화로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태평양 보고서에 따르면 기존에 신고한 가상자산사업자도 시행일인 8월 20일부터 3개월 이내인 11월 20일까지 개정규정에 따라 새로 신고해야 한다. 시행령·감독규정이 7월 중 확정되고 8월 20일부터 적용되는 점을 고려하면, 사업자들은 지금부터 개정 내용을 파악하고 신고서 제출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법무법인 태평양 보고서에 따르면 기존 신고 가상자산사업자도 개정 특금법 시행일인 2026년 8월 20일부터 3개월 이내 새로 신고해야 한다. (출처=법무법인 태평양)
▲법무법인 태평양 보고서에 따르면 기존 신고 가상자산사업자도 개정 특금법 시행일인 2026년 8월 20일부터 3개월 이내 새로 신고해야 한다. (출처=법무법인 태평양)

원화 실명계좌가 없는 코인마켓 거래소는 거래량과 수수료 수익 확보에 한계가 있다. 반면 자금세탁방지(AML), 이상거래탐지, 정보보호, 내부통제 등 제도권 사업자로서 갖춰야 할 비용은 계속 늘고 있다. 개정 특금법 시행 이후 재신고 심사 기준까지 강화되면 영세 거래소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코인마켓 거래소는 원화 거래가 없으면 거래량을 만들기 어렵고, 수익은 제한적인데 규제 대응 비용은 계속 늘어나는 구조”라며 “이번 재신고 과정에서 재무구조와 대주주 적격성, AML 체계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신고, 사실상 새로운 기준 적용한 재심사

개정 특금법과 시행령·감독규정 개정안은 기존 가상자산사업자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존에는 대표자와 임원의 범죄전력,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여부 등이 주요 심사 요소였다면, 앞으로는 대주주 적격성, 재무상태, 사회적 신용, 조직·인력, 전산설비, 내부통제체계 등이 보다 구체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최희경 공인회계사는 “입법예고된 내용을 보면 인적 요건과 최근 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 200% 요건을 준수해야 하는 만큼, 이번 재신고는 사실상 새로운 기준을 적용한 재심사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계사는 코인마켓 거래소에 가장 부담이 되는 요건으로 재무건전성과 AML 인력 요건을 꼽았다. 그는 “코인마켓 거래소의 경우 대부분 결손 상태인 만큼 부채비율 200%를 맞추려면 신규 투자가 필요할 수 있다”며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사업자는 이번 재신고 과정에서 정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분석원(FIU)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현황에 등재된 주요 코인마켓 거래소 목록. 코인마켓 거래소는 원화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없이 가상자산 간 거래를 지원하는 사업자로, 개정 특금법 시행 이후 재신고 심사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출처=FIU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현황)
▲금융정보분석원(FIU)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현황에 등재된 주요 코인마켓 거래소 목록. 코인마켓 거래소는 원화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없이 가상자산 간 거래를 지원하는 사업자로, 개정 특금법 시행 이후 재신고 심사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출처=FIU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현황)

코인마켓 거래소는 가상자산 간 거래만 지원하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 접근성이 낮고 거래량 확보도 어렵다. 거래량이 부족하면 수수료 수익이 제한되지만, ISMS 인증 유지, AML 시스템 운영, 의심거래보고(STR), 이상거래탐지, 고객확인(KYC) 체계 등은 거래량과 무관하게 필요하다.

여기에 자본잠식, 부채비율, 임금체불, 소송, 서비스 중단 이력, 대주주 리스크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될 경우 자금력이 부족한 사업자는 재신고 대응 자체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일부 거래소가 투자 유치나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거래량이 적고 수익성이 낮은 거래소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생존 사업자 압축되면 은행 후보군도 좁혀져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재신고가 명목상 신고 지위만 유지하던 거래소를 정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최 회계사도 “이번 심사를 통해 명목만 유지하던 거래소를 정리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재신고를 통과한 사업자에게는 최소한 시장에 남아 다음 단계를 모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코인마켓 거래소 수가 줄어들고 생존 사업자가 압축되면 은행들이 실명계좌 제휴를 검토할 수 있는 후보군도 좁혀질 수 있다.

원화 실명계좌 확보는 코인마켓 거래소가 원화거래소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조건이다. 그러나 은행이 단독 판단으로 실명계좌를 제공하기는 어렵다. 거래소의 사업 지속 가능성, 자금세탁방지 체계, 내부통제 수준을 확인해야 하고, 금융정보분석원(FIU) 등 당국과의 소통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이 특정 거래소와 계좌 제휴를 하고 싶다고 해서 바로 가능한 구조는 아니다”라며 “FIU와의 소통, 현장실사, 자금세탁방지 체계 검증, 재무구조 확인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업계에서는 일부 은행이 재신고를 통과한 거래소를 대상으로 실명계좌 제휴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후보군으로는 BNK부산은행·BNK경남은행 계열, iM뱅크, 하나은행 등이 거론된다. 여기에 기존 원화거래소와 직접 연결되지 않은 대형 은행권 후보로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각 은행과 특정 거래소 간 구체적 협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은행 입장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제휴가 수익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자금세탁, 이용자 보호, 평판 리스크를 함께 부담해야 한다. 실제 실명계좌 제휴는 재신고 결과와 당국의 기조를 확인한 뒤 속도가 날 가능성이 크다.

원화거래소 전환은 별도 정책 변수

재신고 통과가 곧바로 원화거래소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국내 원화거래소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5개사 체제다. 일부 코인마켓 거래소가 재신고를 통과하고 은행 실명계좌까지 확보할 경우 원화거래소 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실제 확대 여부는 불확실하다.

최 회계사는 “원화거래소 전환은 다른 이슈로 보인다”며 “재신고를 통해 일부 사업자가 걸러지더라도 당국이 원화거래소를 더 확대할 생각이 없다면 전환의 기회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이번 재신고는 코인마켓 거래소의 생존 여부를 가르는 1차 관문이 될 수 있지만, 원화거래소 전환은 은행의 실명계좌 제공 의사와 당국의 정책 방향이 함께 맞물려야 가능한 별도 과제라는 의미다.

신규 원화거래소가 등장하더라도 시장점유율 확대는 또 다른 문제다. 기존 대형 거래소는 이미 높은 유동성과 이용자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후발 거래소가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단순 원화 입출금 지원을 넘어 수수료, 사용자경험, 상장 전략, 기관 서비스, 수탁, 토큰증권, 스테이블코인 등 차별화된 사업모델이 필요하다.

결국 이번 재신고는 코인마켓 거래소 구조조정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충분한 자본을 확보할 수 있는지, 강화된 재무건전성·인력·AML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에 따라 시장에 남을 사업자와 정리될 사업자가 갈릴 수 있다. 다만 생존 사업자에게 곧바로 원화거래소 전환 기회가 열릴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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