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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빈칸, PoR 누가 검증하나

입력 2026-06-0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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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 속 빠진 PoR
인가보다 중요한 실물자산·발행량 검증 체계
STO 시장, 2027년 초 본격화 전망…2026년 말 거래 개시 기대도

▲STO(토큰증권)와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준비자산과 온체인 발행량의 일치 여부를 검증하는 PoR(Proof of Reserve·준비금 증명)의 중요성을 나타낸 이미지. 실물자산과 온체인 토큰 사이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독립적 검증 주체, 오라클 기반 검증 인프라, 고빈도 공시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챗GPT)
▲STO(토큰증권)와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준비자산과 온체인 발행량의 일치 여부를 검증하는 PoR(Proof of Reserve·준비금 증명)의 중요성을 나타낸 이미지. 실물자산과 온체인 토큰 사이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독립적 검증 주체, 오라클 기반 검증 인프라, 고빈도 공시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챗GPT)

토큰증권(STO)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 개방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제도 설계와 인허가 체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2027년 초 STO 시장 개화가 예상되고 있지만, 정작 핵심 신뢰 인프라인 '준비자산 검증' 문제는 충분히 논의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디지털자산 업계에서는 토큰증권(STO), 실물연계자산(RWA),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제도권 편입을 위한 법률 개정과 인허가 체계 마련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질문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바로 "누가 준비자산을 검증할 것인가"라는 문제다.

업계 관계자들은 STO와 스테이블코인의 본질적 리스크로 실물자산과 온체인 토큰 간 불일치를 지적한다. 발행사가 보유했다고 주장하는 자산 규모와 실제 온체인 발행량이 일치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실물자산은 부족한데 토큰만 추가 발행되는 이른바 '고스트 토큰(Ghost Token)'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STO 제도는 발행인, 플랫폼, 신탁사 등에 대한 인가 체계를 중심으로 설계되고 있다. 부동산 등 실물자산은 신탁사가 보유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익증권을 발행한 뒤 플랫폼이 토큰화하는 구조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구조는 발행사 파산 시에도 자산을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법적 장치만으로 충분한지는 별개의 문제다. 실제 자산과 토큰 간 일치 여부를 지속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체계가 없다면 제도적 신뢰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인가 자체가 아니라 검증 가능성이다.

STO·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 속 빠진 PoR

이 과정에서 PoR(Proof of Reserve·준비금 증명)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PoR은 발행된 토큰 수량과 준비자산 규모가 일치하는지를 증명하는 구조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에서는 FTX 사태 이후 PoR이 핵심 신뢰 지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도 준비금 현황 공개와 정기 검증은 사실상 필수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STO와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에서는 PoR 체계가 상대적으로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행 구조와 인가 요건에 대한 논의는 활발하지만, 준비자산과 온체인 발행량을 실시간에 가깝게 검증할 수 있는 체계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투자자들이 궁금한 것은 토큰이 몇 개 발행됐는지가 아니라 그 토큰을 뒷받침하는 자산이 실제 존재하는지 여부"라며 "시장 신뢰를 확보하려면 PoR에 대한 논의가 제도 설계 초기부터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라클과 검증 인프라가 핵심

오라클 인프라도 중요한 요소다. 부동산, 채권, 금, 원유 같은 실물자산은 블록체인 외부에 존재하기 때문에 실제 자산 보유 현황을 온체인으로 전달해주는 장치가 필요하다. 다만 특정 사업자나 단일 오라클에 의존할 경우 또 다른 중앙화 위험이 발생할 수 있어, 복수의 오라클을 활용하는 멀티 오라클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기관투자자의 관점에서는 검증 주기도 중요한 변수다. 전통 금융에서는 분기 단위 회계감사가 일반적이지만,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는 3개월이라는 공백 자체가 리스크로 인식될 수 있다. 실제로 USDC는 준비금 규모와 구성, 발행·상환 현황을 주간 단위로 공개하고, 제3자 검증 보고서도 정기적으로 제공하며 신뢰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결국 시장이 원하는 것은 "믿어달라"는 설명이 아니라 "확인할 수 있다"는 증명이다.

▲서클(Circle)의 USDC 준비금 대시보드. 발행량과 준비금 규모, 7일·30일·365일 기준 발행 및 상환 내역을 공개해 시장 참여자가 준비자산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Circle USDC Transparency & Reserve Composition Dashboard)
▲서클(Circle)의 USDC 준비금 대시보드. 발행량과 준비금 규모, 7일·30일·365일 기준 발행 및 상환 내역을 공개해 시장 참여자가 준비자산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Circle USDC Transparency & Reserve Composition Dashboard)

상품 토큰화가 먼저 성장할 수도

향후 토큰화 시장의 성장 방향을 두고는 증권형 토큰보다 상품(Commodity) 토큰화가 먼저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 은, 원유, 커피 등은 동질성이 높은 자산으로, 기업가치 평가가 필요한 주식과 달리 품질과 수량 검증이 상대적으로 단순하기 때문이다.

주식은 기업의 재무 상태와 경영진, 사업 전망 등을 함께 분석해야 하지만 상품은 특정 기업의 성과가 아닌 자산 자체의 가치에 투자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초기 토큰화 시장에서는 투자자 이해도가 높고 검증 구조가 비교적 명확한 상품형 자산이 먼저 주목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STO 시장 개화 앞두고 커지는 준비자산 검증 과제

업계에서는 향후 STO와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본격화될수록 준비자산 검증 체계에 대한 요구도 함께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발행량과 실물자산 규모의 일치 여부를 검증하는 PoR 체계와 오라클 기반 데이터 검증 인프라는 향후 제도권 시장의 신뢰도를 결정할 핵심 요소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STO 거래가 2027년 초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초 국회를 통과한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공포 후 1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역시 관련 제도 정비와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법 시행 이후 토큰증권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실제 시장 개화 시점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장외 유통 플랫폼 준비 상황에 따라 올해 11월이나 12월에도 일부 형태의 거래가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 개방 시점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업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토큰 발행 자체가 아니라 그 토큰을 뒷받침하는 자산을 누구나 검증할 수 있는 신뢰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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