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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마켓, 도박인가 금융인가” 각국 규제 엇갈린다

입력 2026-05-2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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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제도권 편입 시도…일부 국가는 불법도박으로 차단
한국은 금융상품보다 사행성 규제 프레임 우세
폴리마켓, 내부자거래 적발 사례 앞세워 신뢰 확보 나서

(출처=폴리마켓)
(출처=폴리마켓)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을 둘러싼 글로벌 규제 논쟁이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예측시장을 이벤트 계약 형태의 금융상품으로 제도권에 편입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반면, 일부 국가는 여전히 무허가 도박 서비스로 보고 접근 차단에 나서고 있다.

예측시장은 특정 사건의 발생 여부를 거래 대상으로 삼는 시장이다. 이용자들은 선거 결과, 금리 결정, 경제지표 발표, 스포츠 경기, 기업 이벤트 등 미래 사건에 대해 매수·매도 포지션을 취한다. 시장 가격은 해당 사건이 실제로 발생할 가능성을 반영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전통적으로 예측시장은 학계와 금융권에서 정보 수집 도구나 집단지성 기반 예측 시스템으로 연구돼 왔다. 그러나 실제 서비스 단계에서는 이용자가 금전적 이익을 목적으로 미래 사건 결과에 베팅한다는 점에서 도박과의 경계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미국은 제도권 편입, 일부 국가는 차단

국가별 규제 방향은 크게 엇갈린다. 미국은 예측시장을 금융시장 인프라의 일부로 편입하는 방향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대표 경쟁사인 칼시(Kalshi)는 이미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규제를 받는 이벤트 계약 거래소로 운영되고 있다. 폴리마켓 역시 미국 시장 재진입을 추진하며 CFTC 감독 체계 아래 운영되는 구조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Dune Analytics 데이터에서도 예측시장 성장세는 확인된다. 글로벌 예측시장 월간 명목 거래량은 2025년 하반기부터 급격히 확대됐고, 최근에는 칼시와 폴리마켓이 전체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예측시장이 단순한 틈새 서비스가 아니라 별도 시장 영역으로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글로벌 예측시장 월간 거래량 추이. 2025년 하반기 이후 거래 규모가 급증한 가운데 칼시(Kalshi)와 폴리마켓(Polymarket)이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출처=Dune Analytics)
▲글로벌 예측시장 월간 거래량 추이. 2025년 하반기 이후 거래 규모가 급증한 가운데 칼시(Kalshi)와 폴리마켓(Polymarket)이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출처=Dune Analytics)

반면 스페인과 프랑스, 인도네시아 등 일부 국가는 폴리마켓을 사실상 무허가 도박 서비스로 보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 폴리마켓을 온라인 도박의 변형된 형태로 규정하며 접근을 제한했다. 같은 예측시장이라도 미국에서는 금융상품 논의가 진행되는 반면, 다른 국가에서는 사행성 서비스로 분류되는 셈이다.

한국은 아직 ‘금융상품’보다 ‘사행성’ 시각 우세

한국의 경우 상황은 더 보수적이다. 현재 국내에는 예측시장을 금융상품으로 인정하는 별도 법률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다. 현행 형법과 국민체육진흥법, 사행산업 관련 규제 체계 아래에서는 금전적 이익을 목적으로 미래 사건의 결과에 베팅하는 행위가 사행행위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국내에서도 폴리마켓 이용이 불법 도박에 해당할 수 있다는 논란이 확산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폴리마켓의 사행성 및 법률 위반 여부에 대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예측시장을 단순 도박 플랫폼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선거, 경제, 정책, 산업 이벤트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를 실시간 가격으로 반영한다는 점에서 정보시장(Information Market) 기능을 수행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대선 결과, 금리 결정, 경기 침체 가능성 등을 가늠하는 보조 지표로 예측시장 가격이 활용되기도 한다.

폴리마켓, 내부자거래 적발 내세워 신뢰성 강조

폴리마켓도 최근 이 같은 논리를 적극 부각하고 있다. 단순한 온체인 베팅 플랫폼이 아니라 투명성과 추적성을 갖춘 정보시장 인프라라는 점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폴리마켓은 28일 공식 X를 통해 “시장 무결성 인프라가 내부자거래 혐의로 뉴욕에서 체포된 또 다른 트레이더를 적발하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어 “폴리마켓의 범죄 신고로 이어진 사건 2건 모두 체포로 이어졌다”며 “블록체인 거래는 투명하고 추적 가능하며 부정행위자는 결국 흔적을 남긴다”고 주장했다.

▲폴리마켓이 공식 X를 통해 내부자거래 혐의 트레이더 적발 사례를 공개했다. 폴리마켓은 블록체인 거래의 투명성과 추적 가능성을 강조하며 시장 무결성 인프라를 부각했다. (폴리마켓 X)
▲폴리마켓이 공식 X를 통해 내부자거래 혐의 트레이더 적발 사례를 공개했다. 폴리마켓은 블록체인 거래의 투명성과 추적 가능성을 강조하며 시장 무결성 인프라를 부각했다. (폴리마켓 X)

이는 예측시장을 둘러싼 도박성 논란 속에서 시장 감시 체계와 규제 협력 능력을 부각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폴리마켓은 최근 미국 규제기관과의 협력, 거래 감시 체계 구축, 내부자거래 적발 사례 공개 등을 통해 신뢰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결국 폴리마켓의 향후 성패는 예측시장이 도박이 아니라 가격 발견과 정보 집약 기능을 갖춘 금융·정보 인프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미국에서는 제도권 편입 실험이 진행되고 있지만, 한국을 포함한 다수 국가에서는 여전히 사행성 서비스라는 시각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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