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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거래소 지분 전쟁, 금융권이 움직인다

입력 2026-05-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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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한화투자증권, 두나무 지분 확보…코빗은 미래에셋 편입 추진
코인원 전략적 투자 논의, 고팍스 바이낸스 연결…빗썸은 독자 노선
원화마켓 거래소 경쟁, 점유율보다 금융권 연계가 중장기 변수

▲2026년 5월 기준 국내 원화마켓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지분 구조 현황. 업비트(두나무), 코빗, 코인원, 고팍스, 빗썸의 주요 주주 구성과 투자·인수 진행 상황 (챗GPT)
▲2026년 5월 기준 국내 원화마켓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지분 구조 현황. 업비트(두나무), 코빗, 코인원, 고팍스, 빗썸의 주요 주주 구성과 투자·인수 진행 상황 (챗GPT)

국내 원화마켓 가상자산 거래소의 지분 구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은행·증권사 등 전통 금융권이 거래소 지분 투자에 나서고, 글로벌 거래소까지 국내 원화마켓 진입을 시도하면서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5대 원화 거래소를 둘러싼 지분 재편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두나무, 카카오 빠지고 하나은행·한화투자증권 진입

두나무를 둘러싼 금융권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6.55%를 약 1조33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어 한화투자증권도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보유 지분 3.90%에 해당하는 두나무 주식 136만1050주를 약 5978억 원에 추가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한화투자증권의 두나무 지분율은 기존 5.94%에서 9.84%로 확대된다.

이번 거래가 종결되면 두나무의 주요 주주 구도는 송치형 의장 25.51%, 김형년 부회장 13.10%, 한화투자증권 9.84%, 우리기술투자 7.20%, 하나은행 6.55% 순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기존 주요 주주였던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보유 지분 10.58% 중 대부분을 하나은행과 한화투자증권에 매각하면서 잔여 지분이 약 0.13% 수준으로 줄어든다. 카카오가 빠진 자리에 은행과 증권사가 동시에 들어오는 구조다.

네이버파이낸셜 주식교환, 두나무 지배구조 최대 변수

다만 두나무 지분 구조의 최대 변수는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포괄적 주식교환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두나무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거래가 성사되면 기존 두나무 주주들은 보유한 두나무 주식 대신 네이버파이낸셜 주식을 받게 되고,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완전자회사가 된다.

당초 양사 주주총회는 이달 22일, 거래 종결은 6월 30일로 예정됐지만 일정은 각각 8월 18일과 9월 30일로 연기됐다. 네이버는 관련 인허가와 법령 정비 상황을 반영해 일정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두나무 지분 구조는 하나은행·한화투자증권의 지분 인수로 한 차례 재편된 뒤, 네이버파이낸셜과의 주식교환 성사 여부에 따라 다시 바뀔 가능성이 있다.

코빗, 미래에셋그룹 편입 절차 진행

코빗은 올해 2월부터 미래에셋그룹 중심의 지배구조 재편이 진행 중이다. 미래에셋컨설팅은 2월 13일 기존 최대주주 NXC와 2대 주주 SK플래닛 측이 보유한 코빗 지분을 넘겨받아 새 최대주주에 오르는 방안을 공시했다. 인수 대상 지분은 코빗 전체 지분의 92.06%로, 거래 규모는 약 1335억 원이다.

인수 절차는 3월 들어 일부 진전됐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3월 19일 미래에셋컨설팅 측 인사가 코빗 이사회에 합류하는 내용의 변경 신고를 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미래에셋의 코빗 인수가 핵심 규제 관문 중 하나를 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거래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인수 주체다. 미래에셋증권 등 금융계열사가 직접 코빗 지분을 사들이는 대신, 그룹 내 비금융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이 전면에 나섰다. 금융회사의 가상자산 직접 보유·투자 제한과 금산분리 논란을 고려한 우회 구조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미래에셋컨설팅은 이번 투자를 통해 디지털자산 분야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최종 인수 완료까지는 공정위 기업결합심사가 변수로 남아 있다. 공정위는 미래에셋컨설팅의 코빗 지분 취득과 관련해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의견 조회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가상자산 기반 금융상품 공급 과정에서 미래에셋증권이 우위를 갖거나 경쟁사가 배제될 가능성 등이 쟁점으로 거론된다. FIU 변경 신고 수리로 첫 관문은 넘었지만, 공정위 심사와 대주주 변경 절차가 남은 상황이다.

코인원, 전략적 투자 논의 중…“확정 사항 없어”

코인원은 지분 재편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아직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한국투자증권과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OKX가 코인원 지분을 각각 약 20%씩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코인원 측은 “복수 기업과 전략적 지분투자 등 파트너십을 논의 중이나 현재 확정된 사항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성사될 경우 한국투자증권은 금융 네트워크와 규제 대응 측면에서, OKX는 글로벌 유동성과 기술 역량 측면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회사 측이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선을 그은 만큼 구체적인 투자자와 지분율, 투자 방식은 모두 유동적이다.

현재 코인원 대주주는 더원그룹 34.30%, 컴투스홀딩스 21.95%, 차명훈 대표 19.14%, 컴투스플러스 16.47%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고팍스는 바이낸스, 빗썸은 독자 노선

고팍스는 이미 글로벌 거래소 자본과 연결된 사례다. 바이낸스는 2023년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 지분 67.45%를 인수했지만, FIU의 임원 변경 신고 수리가 장기간 지연되며 인수 절차가 표류했다. 이후 2025년 10월 FIU가 고팍스의 이사회 변경 신고를 수리하면서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고파이 미지급 문제 해결은 여전히 경영 정상화의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반면 빗썸은 상대적으로 독자 노선에 가깝다. 빗썸은 뚜렷한 금융권 지분 투자나 글로벌 거래소 인수 움직임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지배구조 개편 압박은 커지고 있다. 빗썸코리아의 최대주주인 빗썸홀딩스는 지분 73.56%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논의가 현실화될 경우 지배구조 재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거래소 가치, 점유율보다 금융 인프라에 무게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을 단순한 재무투자보다 원화마켓 거래소의 전략적 재배치로 보는 시각이 많다. 과거 은행과 거래소의 관계가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제공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은행·증권사·글로벌 거래소가 지분 투자와 파트너십을 통해 거래소 사업에 더 깊게 연결되는 양상이다.

거래소 지분을 둘러싼 관심이 커지는 배경에는 원화마켓의 이용자 접점과 금융 인프라로서의 확장 가능성이 있다. 은행은 원화 입출금, 수탁, 결제·정산 인프라를 갖고 있고, 증권사는 토큰증권, 실물연계자산(RWA), 디지털 자산관리 등으로 사업을 넓힐 수 있다.

다만 지분 구조 변화가 곧바로 점유율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윤승식 타이거리서치 리서치센터장은 “당장의 원화마켓 점유율은 크게 변동이 없겠지만, 증권사에서 해당 서비스를 연결해 지원하는 방향이 될 때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거래소가 중앙거래소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다만 글로벌 거래소 연결은 어렵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금융권 참여가 거래소의 의사결정과 신사업 추진 속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나무처럼 다양한 금융기관이 지분을 보유하게 되면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해질 수 있다”며 “금융권은 리스크 관리에 민감한 만큼 거래소의 공격적인 신사업 추진 속도에는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거래소 지분 재편의 효과는 단기 점유율보다 금융권 서비스와의 결합 속도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인 가상자산 거래, 수탁·정산 인프라 논의가 본격화될수록 거래소의 역할은 단순 매매 중개를 넘어 디지털자산 금융의 유통 채널과 고객 접점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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