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달라·JP모건 IBIT 확대…알트코인 ETF는 제한적 편입
트럼프 일가 WLFI 논란에도 개인 매수는 빅테크·ETF 집중

2026년 1분기 기관투자자의 분기별 보유 주식·ETF 내역을 담은 13F 보고서에는 암호화폐 노출이 대부분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심으로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2026년 1분기 13F 증권 리스트에는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 솔라나, XRP, 체인링크, 수이(SUI) 등 관련 ETF·신탁·옵션도 포함됐지만, 실제 기관 자금은 알트코인보다 비트코인 ETF에 집중되는 흐름을 보였다.
기관 자금은 비트코인 ETF로 집중
아부다비 국부펀드인 무바달라는 블랙록 비트코인 현물 ETF(IBIT) 1472만1917주를 보유하며 전분기 대비 비중을 늘렸고, 아부다비투자위원회(ADIC)는 IBIT 821만8712주를 유지했다. JP모건도 IBIT 보유량을 약 830만 주로 확대하며 전분기 약 300만 주 대비 174% 늘렸다. 블랙록이 공개하는 IBIT의 보유 비트코인 수량과 발행 주식 수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IBIT 약 1761주가 비트코인 1개 가격 노출에 해당한다. 이를 적용할 경우 무바달라의 IBIT 보유량은 약 8300개 이상의 비트코인 가격 변동에 노출된 규모로 추산된다.
반면 알트코인 ETF 노출은 제한적이거나 일부 축소됐다. 하버드 매니지먼트는 IBIT 보유량을 304만4612주로 줄이고 이더리움 ETF 노출을 정리했으며, 골드만삭스는 XRP·솔라나 ETF 노출을 청산하고 이더리움 ETF 비중도 약 70% 축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인 다트머스가 비트와이즈 솔라나 스테이킹 ETF 30만4803주를 신규 보유한 사례도 있었지만, 전체 흐름은 비트코인 중심에 가까웠다.
이 같은 흐름은 기업들의 암호화폐 재무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현 스트래티지)를 비롯해 메타플래닛 등 상장사는 비트코인을 재무자산으로 편입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지만, 알트코인을 기업 재무 전략 중심에 둔 사례는 제한적이다. ETF 시장에서도 거래량과 자금 유입은 대부분 비트코인 상품에 집중되고 있다.
친크립토 트럼프와 월드리버티 논란
기관과 기업의 비트코인 중심 행보는 미국의 친암호화폐 정책 전환 기대와도 맞물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과정부터 자신을 “크립토 대통령(Crypto President)”으로 규정하며 친암호화폐 기조를 강화해왔다. 비트코인 컨퍼런스 참석,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 언급, 스테이블코인·디지털자산 산업 육성 발언 등을 이어가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규제 기조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트럼프 일가의 암호화폐 행보도 논란의 중심에 있다.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은 초기 홍보 단계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최고 암호화폐 옹호자’로 소개했지만, 최신 골드페이퍼(프로젝트 백서)에서는 도널드 트럼프를 ‘공동창립자 명예직’, 에릭·도널드 주니어·배런 트럼프를 ‘공동창립자’로 표기하고 있다.

직책 변경을 두고는 공직 수행에 따른 이해상충 논란을 의식해 공식 명칭을 조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명칭 변화와 별개로 트럼프 일가의 경제적 이해관계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월드리버티파이낸셜 공식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관련 법인인 DT Marks DEFI LLC와 트럼프 가족 일부는 225억 개의 WLFI 토큰을 보유하고 있으며, DT Marks DEFI LLC는 서비스 계약에 따라 순 프로토콜 수익 일부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은 WLFI 토큰 판매로 5억5000만 달러 이상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트럼프 일가는 관련 지주회사를 통해 회사 지분 60%, 토큰 판매 순수익의 75%, 운영수익의 60%를 받을 권리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의 초점은 직책명보다 실제 경제적 이해관계에 맞춰져 있다.
트럼프 실제 투자금은 빅테크·ETF 중심

다만 트럼프 일가의 디지털자산 사업 관여와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공개 거래 내역은 다른 흐름을 보인다. 최근 거래보고서상 매수 자금은 암호화폐보다 빅테크·AI·ETF에 집중됐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AMD, 오라클, 브로드컴 등 기술주와 뱅가드 S&P500 ETF 등이 주요 매수 대상으로 확인됐고, 암호화폐 직접 비중은 약 0.1% 수준에 그쳤다.
이처럼 친암호화폐 메시지와 디지털자산 사업 관여에도 실제 개인 포트폴리오는 전통 기술주와 ETF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같은 간극은 미국 의회의 디지털자산 규제 논의와도 맞물린다. 최근 논의 중인 클래리티(CLARITY) 법안은 디지털자산의 증권·상품 구분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하고 SEC와 CFTC의 관할 범위를 정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장에서는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규제 명확성과 유동성이 확보된 비트코인 중심의 제도권 편입 흐름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2026년 1분기 13F는 제도권 자금이 암호화폐를 포트폴리오 자산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음을 보여주지만, 실제 자금 흐름의 중심은 알트코인보다 비트코인 ETF에 집중돼 있었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 역시 공개적으로는 친암호화폐 기조를 강조하고 디지털자산 사업과도 연결돼 있지만, 개인 포트폴리오는 전통 기술주·ETF 중심으로 구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현재 미국의 친크립토 흐름이 ‘암호화폐 전반’보다는 규제 명확성과 유동성을 갖춘 비트코인 중심으로 수렴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