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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전자공시’ 다시 부상…업계 “시스템보다 책임 구조가 먼저”

입력 2026-03-2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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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글 등 민간 공시 실험 있었지만 제도화로는 못 이어져
중요정보 범위·공시 주체·정정 절차 정비가 선행 과제로 부상
거래소 중심 국내 시장 구조에 맞는 책임 공시 체계 마련 필요

▲가상자산 시장의 정보 공개 체계를 둘러싸고 중요정보 범위와 공시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챗GPT)
▲가상자산 시장의 정보 공개 체계를 둘러싸고 중요정보 범위와 공시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챗GPT)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상장사 전자공시(DART)와 유사한 공시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는 논의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시 시스템 도입 필요성 자체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실제 제도화의 핵심은 플랫폼 구축 여부보다 누가 어떤 정보를 어떤 책임 아래 공시할 것인지를 정하는 데 있다고 보고 있다. 공시 시스템이 만들어진다고 해서 곧바로 시장 신뢰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제도적 책임 구조 없이 공시만 늘어나면 오히려 혼선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선 쟁글 중심 민간 공시 플랫폼 실험

국내에서는 쟁글이 대표적인 민간 공시 플랫폼 사례로 거론된다. 쟁글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시 서비스를 운영했고, 2019년에는 일부 거래소들이 상장 코인 관련 정보를 해당 플랫폼을 통해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에는 프로젝트 측이 주요 정보를 올리고, 거래소와 투자자가 이를 함께 참고하는 방식으로 정보 비대칭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이후 재단 보유 물량 이동을 사전에 알리거나, 공시 내용과 실제 온체인 데이터를 대조하는 기능까지 더해지면서, 민간 플랫폼이 프로젝트 정보를 모아 공개하고 이를 시장 참여자들이 검증·참고하는 형태의 공시 모델도 한때 시도됐다.

공시 필요성 공감하지만 제도 없는 선도입엔 신중

다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실험이 제도화로 직결되지는 못했다고 본다. 당시 공시 사업이 멈춘 배경으로는 2단계 입법과 같은 제도적 근거가 부족했던 데다, 공시 100건 중 1건만 논란이 돼도 플랫폼 전체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는 구조, 악용이 발생해도 이를 제어하거나 책임을 물을 기준이 없었던 점 등이 꼽힌다. 업계에서는 공시 필요성 자체보다도, 법적 책임과 정정 절차가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민간 플랫폼이 먼저 나설 경우 오히려 신뢰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신중론은 가상자산 시장의 구조적 특성과도 맞닿아 있다. 주식시장의 경우 상장사, 거래소, 감독당국 사이의 역할과 책임이 비교적 분명하지만, 가상자산 시장은 거래소, 프로젝트 재단, 토큰 발행사, 커스터디 업체, 온체인 데이터 제공업체 등이 동시에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한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프로젝트 측 설명, 거래소 공지, 온체인 데이터 해석이 서로 다를 수 있다. 이 때문에 단일 공시 체계를 만들더라도 무엇을 공식 정보로 볼 것인지부터 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을 중요정보로 볼지 기준부터 필요

예컨대 재단 지갑 이동, 유통량 변화, 락업 해제 일정, 서비스 구조 변경, 거버넌스 개편, 브릿지 물량 이전 같은 사안은 모두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어디까지 중요정보로 분류할지에 대한 기준은 아직 시장에 통일돼 있지 않다. 공시 항목이 늘어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떤 사안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공개해야 하는지를 일관되게 정하는 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공시의 양보다 기준과 책임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해외에서는 가상자산 공시와 관련한 제도화 사례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유럽연합(EU)은 MiCA 체계 아래 백서와 인가 사업자 정보를 중앙 등록부 형태로 관리하는 방향을 마련했고, 일본은 거래소를 중심으로 상장 토큰 관련 중요사항을 적시에 공지하는 사례가 나왔다. 다만 해외 역시 상장사 전자공시처럼 단일한 모델이 정착했다기보다는, 등록·백서 공시와 거래소 중심 적시공시가 병행되는 구조에 가깝다. 해외도 아직 하나의 정답을 만든 단계는 아니라는 의미다.

거래소 중심 국내 구조에 맞는 설계가 관건

업계에서는 특히 한국 시장이 거래소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국내에서는 거래소가 거래지원 여부, 유의종목 지정, 거래지원 종료 등 시장 영향력이 큰 결정을 내리는 구조인 만큼, 전자공시 논의 역시 단순히 프로젝트 공시를 늘리는 방향이 아니라 거래소 공지 체계와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프로젝트가 낸 정보와 거래소가 투자자에게 안내하는 정보가 엇갈릴 경우 어떤 정보에 우선순위를 둘지도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또 거래소가 정보를 단순 전달하는 역할에 머물지, 일정 부분 검증 책임까지 져야 할지도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증에 실패했을 때 책임은 누구에게 귀속될지, 정정 공시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역시 제도 설계 과정에서 함께 다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공시 플랫폼을 만드는 문제는 기술 인프라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내 역할 분담과 책임 배분의 문제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가 공시 체계 논의에서 가장 민감하게 보는 대목도 바로 이 부분이다.

결국 업계가 보는 핵심 쟁점은 ‘가상자산판 DART를 만들 수 있느냐’보다, 공시의 법적 성격과 책임 구조를 어디까지 구체화할 수 있느냐다. 거래소 공지, 프로젝트 재단 발표, 온체인 데이터가 뒤섞인 현재 구조에서는 정보 공개가 많아져도 오히려 해석 충돌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결국 전자공시 논의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시스템 도입보다 먼저 중요정보의 범위, 공시 주체, 정정 절차, 허위·지연 공시에 대한 책임 규정부터 정비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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