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포스트파이낸스, 시그넘 등 9곳 참여
CHF 스테이블코인 플랫폼서 진행∙∙∙CHFD인프라 운영
프로그래머블 결제∙토큰화 자산 정산 활용 검증 핵심

스위스 스테이블코인 샌드박스가 테스트 단계에 돌입했다.
영국 로이터는 8일(현지시각) 스위스 금융권이 프랑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실증 테스트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증권거래소 식스(SIX)와 모바일 결제 앱 트윈트(TWINT)가 실증 테스트에 새롭게 합류했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UBS와 식스, 트윈트를 비롯한 포스트파이낸스(PostFinance), 시그넘(Sygnum), 라이파이젠(Raiffeisen), 취리히 주립은행(ZKB), 보주 주립은행(BCV), 스위스 스테이블코인(Swiss Stablecoin AG) 등 스위스 금융기업 9곳은 프랑 스테이블코인 ‘CHFD’ 샌드박스에 참여한다.
CHFD는 스위스 법정화폐인 프랑과 일대일(1:1)로 고정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코인이다.
단순히 송금을 넘어 프로그래머블 결제와 토큰화 자산 정산에 스테이블코인 활용 가능성 검증이 핵심이다.
샌드박스 실사용 테스트는 스위스 스테이블코인 자회사 CHFD인프라가 운영하는 ‘CHF 스테이블코인 플랫폼’에서 이뤄진다.
샌드박스는 제한된 참가 그룹과 거래 한도, 기타 안전장치를 두고 금융∙운영 리스크를 억제한다. 다만, 이는 실제 기술 프로세스를 통제된 조건에서 시험할 수 있다는 의미일 뿐 CHFD가 무제한 상업 유통을 승인받았다는 뜻은 아니다.
샌드박스는 2026년 말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UBS 측은 성명을 통해 “프로그래밍 기능을 통해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에서 사기를 줄이고 공공 경제 효율성 향상에 기여할지 검토할 예정”이라며 “프랑 스테이블코인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 어떤 과제가 있는지, 향후 개발을 위해 기술∙운영∙규제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얻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UBS 지난 7월 금융기관 6곳과 프랑 스테이블코인 샌드박스 구축을 위해 협력한다고 발표했다. 스위스 주요 금융 기관이 블록체인 기반 앱과 프랑이 어떻게 연동되는지를 실험한다. 은행이 성장하는 스테이블코인 산업과 가상자산의 전반적인 성장 대응도 목표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9월에는 UBS, 포스트파이낸스, 시그넘이 스위스은행가협회(SBA)의 감독 아래 예금 토큰 개념증명(PoC)을 완료했으며, 이를 통해 퍼블릭 블록체인 상에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은행 간 결제 테스트를 진행했다.
당시 SBA는 “해당 시범사업은 토큰화 예금이 스위스 금융 규정을 준수하면서 퍼블릭 블록체인 상에서 안전하고 프로그래밍 가능한 거래를 지원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 가지 사용 사례는 은행 고객 간 결제를, 다른 사례는 토큰화 실물자산(RWA)을 이용한 에스크로와 유사한 거래소를 테스트했다”고 밝혔다. 다만, “기관 간 블록체인 결제의 실현 가능성이 확인됐지만, 이 같은 결제 방식을 확장하려면 추가 설계 조정과 다른 은행, 당국, 인프라 제공기업과의 폭넓은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스위스는 추크(Zug)에 있는 크립토밸리(Crypto Valley)와 금융감독청(FINMA) 등록 은행을 중심으로 블록체인과 디지털자산을 지원하는 친화적인 블록체인 규제의 선구자로 여겨졌다.
크립토밸리는 2016년 추크시가 가상자산 결제 및 블록체인 특구 허브로 공식 선포했고, 이더리움재단 등 1800여 개의 블록체인∙가상자산 기업이 크립토밸리에 자리하고 있다.
블록체인∙가상자산업계는 스위스에 기업이 몰리는 이유로 ▲기술 혁신 ▲간소한 법인 설립 절차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조세 환경 ▲높은 수준의 생활환경 등을 꼽는다.
실제로 스위스는 세계에서 국내총생산(GDP)의 3%에 달하는 금액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세계적 수준의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이 최첨단 연구를 위해 활발히 협력하고 있으며, 공용어가 4개인 만큼, 해외 연구자가 언어 장벽 없이 일할 수 있다.
실제로 스위스는 일찌감치 맞춤형 규제 정책으로 안정적인 블록체인∙가상자산 시장을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FINMA는 2018년 가상자산공개(ICO) 가이드라인 마련으로 토큰을 지불형(Payment), 자산형(Asset), 기능형(Utility) 세 가지로 분류해 맞춤형 규제 정책을 내세웠다.
2020년 전∙후로 합법적인 크립토뱅크가 등장했다. FINMA는 명확한 지침에 따라 세계 최초로 규제를 준수하는 암호화폐 전문 은행 SEBA와 시그넘 등에 정식 라이런스를 부여했다.
같은 해 의회가 기존 금융법 및 회사법을 개정한 분산원장기술법(DLT법)을 통과시키며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증권∙관리 이전을 법적으로 인정받았다. 특히 기업이 파산했을 때 고객의 가상자산을 분리해 보호하는 파산법 절차를 마련하기도 했다.
가상자산에 대한 국민의 인식도 긍정적이다. 컨설팅업체 베어링포인트에 따르면 스위스 성인 중 23%가 가상자산을 이용하고 있으며, 37%는 가상자산을 투자 가치가 있는 자산으로 평가했다. 45%는 국제 무역 또는 준비통화로 활용될 수 있다고 답했다.
블록체인∙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스위스는 안전하면서도 수준 높은 생활환경을 유지하는 나라인 데다 주요 도시는 여러 조사를 통해 전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언급된다”며 “혁신적 기업에는 특별 세금 공제를 부여하는 등 추가적인 세금 경감 혜택 제공 등 높은 개방성을 바탕으로 기업 주재원과 가족이 생활하기에 편리한 환경 제공도 스위스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