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민우 부사장, 스티브 영 김 이사, 황석진 교수 등 강연
“디지털자산, 디지털전환 시대 새 금융 플랫폼 잠재력↑”
디지털자산이 투자∙거래 수단을 넘어 기존 금융과 결합하는 새로운 인프라로 진화 중이다.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의 결제∙송금과 자산거래, 온체인 금융의 연결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금융회사와 기관투자자의 시장 진입도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블록체인∙가상자산업계는 한국 역시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법인∙기관의 시장 참여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과 이용자보호 및 혁신이 균형을 이루는 디지털자산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제2회 2026 글로벌 블록체인 포럼’이 8일 KFI타워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렸다. ‘AI 시대, 블록체인 혁신과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세션1원 강연자로 넥써쓰 장현국 대표, 체이널리시스코리아 구민우 부사장, 바이낸스 스티브 영 김 이사가, 세션2 강연자로 오브스 김은동 한국총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황석진 교수, ABP자산운용 성상현 전무가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은 “디지털자산은 디지털 전환 시대의 새로운 금융 플랫폼으로써 잠재력이 크다”고 운을 떼며 “스테이블코인이 미래 핵심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실물연계자산(RWA)과 토큰증권(ST) 등 새로운 산업에서의 경제활동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서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과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이번 포럼이 스테이블코인을 실제 현장에 유통할 새로운 구축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인삿말을 전했다.
세션1은 ‘디지털자산 신뢰시대, AI와 블록체인이 여는 미래’를 주제로 열렸다.
장현국 대표는 ‘AI와 블록체인이 이끄는 대한민국 디지털 대전환’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인공지능(AI)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금융 트레이더, 기자, 대학, 교수, 바이오테크 연구자 등 모든 직업을 대체할 것”이라며 “이 때 가장 적합한 시스템이 ‘블록체인’”이라고 밝혔다.
장 대표는 AI 발전이 단순히 인간의 업무 자동화에 그치지 않고 경제활동 주체를 바꾼다”며 “특히 AI 기반 블록체인 산업이 새로운 영역을 만든다”고 진단했다. 또 기존 금융자산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환하는 토큰화와 스테이블코인의 결제∙송금∙정산 활용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예측시장과 탈중앙화거래소(덱스) 등 블록체인 네이티브 서비스도 새로운 시장으로 형성 중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 시장과 관련해서는 다소 비관적인 태도다. 그러면서 장 대표는 글로벌 블록체인∙가상자산 시장에서 한국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한 거래 시장과 산업 활성화가 바람직한 산업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기업에 법인계좌를 허용하는 것을 넘어 외국인과 해외 기관투자자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민우 부사장은 ‘스테이블코인이 바꾸는 디지털 금융의 새로운 인프라’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연결’과 ‘신뢰’가 스테이블코인과 STO, RWA 융합 과정에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금융의 결제∙정산 과정은 여러 금융기관과 중개기관을 거치기 때문에 시간과 복잡성이 크다. 반면 블록체인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은 결제∙송금, 정산을 보다 빠르게 처리해 금융 인프라의 변화를 가져온다.
구 부사장은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한 결제 조건 자동화와 결제∙정산 과정의 단순화를 스테이블코인의 경쟁력으로 언급했다. 또 스테이블코인과 STO, RWA가 서로 다른 역할을 하면서도 공통의 온체인 인프라 위에서 연결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다만, 블록체인 기반 금융이 전통 금융 수준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온체인 데이터의 활용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구 부사장은 “블록체인은 거래 내역 자체가 공개되지만, 이른바 ‘익명성’ 때문에 지갑 주소만으로는 실제 거래 주체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연결∙설계로 성장하는 기반에서 디지털자산 생태계와 온체인 데이터, AI∙금융∙규제 기술이 담보돼야 디지털 금융의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브 영 김 이사는 ‘금융 수퍼앱의 시대’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과거 앱은 하나의 목적에 충실했지만, 최근에 산업 간 경계가 사라지는 추세”라며 “각 산업에서 모든 것을 아우르는 ‘수퍼앱의 패권’에 도전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 수퍼앱’은 하나의 앱에서 투자∙결제∙송금∙대출∙자산관리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전통 금융회사뿐 아니라 가상자산거래소와 빅테크, SNS 플랫폼까지 금융 서비스 영역이 넓어짐과 동시에 경계도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김 이사는 “디지털자산 플랫폼은 기존 금융 인프라가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던 금융 접근성을 확대한다”고 판단하며 “스마트폰 보급이 금융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면서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 소외됐던 이용자도 모바일을 통해 금융상품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지금은 디지털자산과 전통 금융이 융합하는 적정 시기”라며 “결국 금융 수퍼앱을 둘러싼 경쟁은 ‘누가 가장 많은 금융상품을 갖고 있느냐’보다 ‘누가 투자∙결제∙송금∙자산관리∙디지털자산을 연결해 하나의 금융 경험을 제공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세션2는 ‘AI 디지털자산 시대, 금융혁신과 새로운 산업질서‘를 주제로 진행됐다.
김은동 한국총괄은 ‘미래 금융은 어떻게 탈중앙에 연결되는가’를 주제로 강연하며 ‘미래 금융’을 ‘AI와 기관이 온체인 금융에 참여하는 모습’이라고 정의했다.
김 총괄은 온체인 금융 발전 과정을 크게 세 단계로 나눴다. 먼저 비트코인 등장으로 ‘디지털자산’이라는 개념이 만들어졌고, 이후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한 거래 조건과 규칙 코드화 단계로 발전했다. 최근에는 AI가 금융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면서 금융 플랫폼이 진화하고 있다.
탈중앙 금융의 방향도 달라지고 있다. 비트코인의 탄생 자체가 기존 금융 시스템을 부정하면서 출발했지만, 결국 기존 금융과 절충한, 즉, 중간 단계에서 만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온체인 금융과 기존 금융을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로 역할하며 탈중앙화의 의미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탈중앙 금융 확대로 새로운 중간자도 등장했다. 현재 탈중앙거래소에서 거래하려면 어떤 체인과 토큰을 선택할지, 어떤 브리지를 이용할지, 가스비는 어떻게 마련할지, 어느 유동성 풀을 이용할지 등을 직접 판단해야 한다. 이 같은 복잡성을 해결하기 위해 애그리게이터 등 중간 서비스가 등장했다는 설명이다.
김 총괄은 “미래 금융의 핵심은 ‘신뢰’인 만큼, 앞으로는 이용자가 자신이 블록체인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탈중앙 금융은 각 기능을 여러 기술과 서비스 레이어로 분산하고 필요한 경우 다시 연결하는 구조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황석진 교수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쟁점과 방향’을 주제로 강연하며 “지금은 디지털자산 규제보다 어떤 디지털시장을 만들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이용자 보호와 산업 혁신 ▲금융 안정과 시장 경쟁 ▲국내 규제와 글로벌 경쟁력 등 세 가지 균형을 중심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황 교수는 주요 쟁점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조’와 ‘가상자산거래소의 지배구조’를 꼽았다.
스테이블코인은 지급결제와 송금, 디지털금융 서비스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조가 금융 안정과 산업 경쟁력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가상자산거래소의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는 개선 수단을 지분 제한에만 한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대주주가 몇 퍼센트를 가지고 있느냐’는 물론 대주주의 영향력이 얼마나 투명하고 책임 있게 행사하는 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히며, 대안으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 ▲이사회 독립성 강화 ▲이해상충 방지 ▲시장감시 독립성 확보 등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입법 과정에서 기존 금융 규제를 그대로 복제하거나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려는 접근은 경계해야 한다”며 입법 우선순위를 ▲시장의 기본 질서 확립 ▲제도권 편입 ▲디지털금융 통합 법 체계 구축 등 3단계로 제안했다.
황 교수는 “핵심은 ‘무엇을 금지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허용하고 어떤 책임을 부과할 것인가’”라며 “위험을 합리적으로 관리하면서 신뢰와 혁신이 공존하는 시장을 만드는 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성상현 전무는 ‘화폐, 권력, 그리고 생산성’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화폐의 변화를 기술이 아닌 ‘권력’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테이블코인 등 새로운 결제 기술의 등장만으로 스테이블코인의 확산 여부를 판단하기보다 역사적으로 어떤 국가가 경제적∙산업적 패권을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화폐 질서를 구축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이 세계적으로 확대될 경우 달러 영향력이 디지털 공간으로 더욱 확장될 수 있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관련한 제도를 계속해서 개선해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