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자, 계약금 대출액 최소 250% 담보∙∙∙베터 수탁 계좌로 이체
비트로인 하락에도 대출 조건 변경 안 돼∙∙∙연체 시 현금화 가능
美 주택담보시장, 가상자산 입지 강화

미국에서 비트코인으로 집을 살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코인텔레그래프는 27일(현지시각) 미국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와 핀테크 플랫폼 베터모기지(베터)가 비트코인을 담보로 하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정식 출시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미국에서 집을 할 때 비트코인을 팔지 않고도 계약금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코인베이스와 베터는 지난 3월 비트코인을 담보로 하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공개했다. 베터는 코인베이스의 기술을 기반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발행∙관리하며, 패니메이(연방주택저당협회)가 이를 보증한다.
보도에 따르면 코인베이스와 베터는 패니메이가 보증하는 주택담보대출과 비트코인(BTC)으로 담보되는 별도의 계약금 대출을 결합해 새로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차입자는 계약금 대출액 중 최소 250%에 해당하는 비트코인을 담보로 맡기면, 해당 비트코인은 코인베이스 프라임 내 베터 수탁 계좌로 이체된다.
주택담보대출의 이자율과 상환 기간은 일반 대출과 같다. 이에 따라 차입자는 매달 한 번씩 상환하면 된다. 담보로 제공된 비트코인은 대출 전액 상환되거나 재융자 시 대출 약관에 따라 차입자가 돌려받을 수 있다.
특히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해도 마진콜이 발생하거나 대출 조건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다만, 차입자가 60일 이상 연체했다면 베터는 담보로 제공된 비트코인을 현금화할 수 있다.
적격 차입자는 베터의 신용∙소득∙심사 요건을 모두 충족한 코인베이스 계정이 있는 미국 거주자다. 코인베이스 원 회원은 베터에서 제공하는 1% 리베이트(최대1만달러)도 받는다. 해당 리베이트는 거래 비용∙수수료로 사용 가능하다.
최근 미국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가상자산의 입지가 강화하는 추세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활용한 주택담보대출 시장 확대를 위한 정책 기반 마련에 일찌감치 나섰다. 이번 코인베이스와 베터가 출시한 주택담보대출도 미국이 대출 심사에 디지털자산을 도입하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 중 하나다.
연방주택금융청(FHFA)은 지난해 6월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연방주택담보공사)에 정부의 규제를 받는 중앙화거래소에 보관된 가상자산을 달러 환전 없이 단독 주택 모기지 위험 평가 자산으로 검토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해당 지침을 통해 FHFA는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가상자산 변동성에 대한 위험 완화 대책을 고려하고 제안에 변경된 사안이 있다면 FHFA가 검토하기 전 이사회에 제출 후 승인받도록 요구했다.
당시 FHFA 빌 풀테 국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충분한 연구 끝에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가상자산을 주택담보대출 자산으로 인정받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며 “‘미국을 세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에 따라 지속 가능하면서도 장기 주택 소유를 보장하는데 도움을 주는 게 목표”라고 게재했다.
다른 금융기관도 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택담보대출∙서비스 제공기업 뉴레즈는 지난 1월 주택담보대출 신청 심사 시 특정 가상자산 보유액을 2월부터 허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변경 사안이 있으면 주택담보대출, 재융자 및 기타 투자 부동산 대출에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택담보대출 기업 레이트도 지난 2월 검증된 가상자산 보유량을 예비 자금으로, 상황에 따라 소득으로 인정하는 ‘레이트파이’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다만, 차입자가 계약금과 잔금을 지불하기 위해서는 가상자산을 현금으로 바꿔야 한다.
이보다 앞선 2022년에는 핀테크 기업 마일로가 차용자의 자산 소유권을 유지하면서도 가상자산을 담보로 하는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내 비트코인을 활용한 주택담보대출이 확대되는 이유 중 하나가 주택 가격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연방준비제도(연준)에 따르면 지난 60년 간 미국 주택 소유율은 60~70%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2010년 39세였던 주택 소유자 평균 연령이 2025년에는 59세로 늘었다는 점에서 MZ 등 젊은 세대가 부동산 시장에 진입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전 세계 실물연계자산(RWA) 토큰화 시장은 전체 시장의 약 65%를 차지할 만큼, 미국이 주도한다. 향후 부동산 토큰화 자산 시장은 두 자릿수 이상의 높은 성장률이 기대되는 이유다. 젊은 세대의 가상자산 기반 주택담보대출 시장으로의 진입이 쉬워지리라는 시각도 있다.
가상자산∙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가상자산 보유자는 44세 미만”이라며 “이들이 보유한 가상자산을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활용하도록 허용한다면 적어도 어느 정도는 젊은 투자자가 내집마련에 도움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담보대출은 가상자산을 활용한 방식이라는 점에서 추가 위험 존재 가능성도 제기한다.
부동산 거래에 가상자산을 활용하면 분산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 복잡한 부동산 계약이 간소화된다는 점, 해외 부동산 구입이 쉬워진다는 점 등의 장점이 있지만, 부동산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을 사용한 부동산 투자와 관련해 올바른 지식을 쌓아야 계약 중 발생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부동산 매매를 위한 법적 확인, 임장 활동 등 등 관련 지식을 습득하고 부동산을 신중하게 선별해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