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자산 컴플라이언스 전문기업 보난자팩토리는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금융범죄 위협과 K-보안 협력모델’ 세미나에 참여해 가상자산을 활용한 초국가 금융범죄의 최신 동향과 민·관·학 공동 대응 전략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국내 정보보호 행사인 제20회 ISEC 2026의 동시 개최 콘퍼런스로 한국금융범죄예방협회(KFCPA)가 주최하고 경찰대학교 금융범죄분석센터와 한국경찰연구학회가 주관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의 축사와 함께 금융·보안업계, 법집행기관, 학계 전문가 18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세미나의 핵심 화두는 지난 4일 시행된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13조의4 ‘전기통신금융사기 정보의 공유’였다.
개정법은 금융회사·전기통신사업자·수사기관 등이 보유한 사기이용계좌, 범행 이용 전화번호, 피싱사이트 정보 등을 금융위원회가 지정하는 정보공유분석기관을 통해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수집·분석·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난자팩토리는 이를 금융실명법과 신용정보법의 관련 조항 적용을 배제한 최초의 입법이라고 설명했다.
첫 발표를 맡은 서준배 경찰대학교 금융범죄분석센터장(교수·한국경찰연구학회장)은 “피해자는 한국에 있고 사기범은 동남아에, 서버는 제3국에 있으며 피해금은 가상자산으로 세탁되는 것이 오늘날 사기의 구조”라며 “범죄는 이미 연결돼 있는데 우리의 정보만 기관별로 분절돼 있던 ‘기능적 공백’을 제13조의4가 제도적으로 메웠다”고 평가했다.
서 센터장은 영국이 전국 사기 신고를 ‘Action Fraud’로 통합하고 사기정보분석국(NFIB)이 이를 분석해 예방과 차단에 활용하는 모델을 준거로 제시했다.
그는 “신고(통합신고대응센터)–분석(정보공유분석기관)–집행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한국판 NFIB’가 한국 제도 안에 자리 잡았다”며 “예방 목적 정보공유의 문은 열렸고, 이제 과제는 이 정보를 얼마나 잘 분석하고 활용하는가”라고 강조했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에 따르면 범정부 통합대응 체계 가동 이후 2026년 상반기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43%, 피해액은 49% 감소해 6개월 이상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영석 보난자팩토리 대표는 ‘가상자산 기반 글로벌 금융범죄 위협과 K-보안 협력모델’ 발표에서 국내 대응 강화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차원의 위협은 오히려 가속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TRM Labs에 따르면 2025년 불법 가상자산 유입 규모는 207억달러(약 31조원)로 전년 대비 51% 증가하며 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난자팩토리 자체 분석에서는 텔레그램 내 USDT 기반 범죄 언급량이 6개월 만에 최대 82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표는 캄보디아 후이원(Huione) 제재 이후 대체 거래소와 신규 거점이 등장하는 ‘풍선효과’를 지적했다.
보난자팩토리는 지난 5월 자체 온체인 분석 솔루션 ‘TranSight’를 통해 AI 퀀트 투자를 표방한 폰지 사기 플랫폼 ‘VectorBlast’를 탐지해 국내 거래소와 함께 선제 차단 조치를 완료한 사례도 공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해당 플랫폼에서 확인된 출금 규모만 약 267억원에 달한다.
김 대표는 사후 대응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3대 전략으로 △민간 인텔리전스와 수사기관 간 협업에 기반한 선제 탐지 △은행 지급정지 정보와 거래소 지갑 차단을 연계한 즉시 차단 △해외 거래소와의 직접 연결을 통한 국경 없는 공조를 제시했다.
이어 정부 수사기관과 한국금융범죄예방협회, 민간 인텔리전스 솔루션이 결합하는 ‘K-보안 협력모델’ 구축을 제안했다.
보난자팩토리의 원화 입출금 검증 솔루션 ‘TranSafer’와 온체인 분석 솔루션 ‘TranSight’는 경찰청 범죄 수사지원과 국세청 탈세 추적에 도입됐으며, 신한은행도 은행권 최초로 도입을 완료했다.
김 대표는 “제13조의4 시행은 민간이 보유한 이상거래·온체인 인텔리전스가 수사기관의 정보와 적법하게 결합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업계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이 정보 공유의 길을 열었다면 이제 그 정보를 범죄보다 빠르게 분석하고 차단으로 연결하는 것은 기술의 몫”이라며 “보난자팩토리는 K-보안 협력모델의 민간 축으로서 은행–거래소–수사기관을 잇는 실시간 차단망 고도화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서준배 센터장은 “어느 한 기관도 혼자서는 사기 사슬 전체를 통제할 수 없다”며 “이번 세미나는 정보공유의 법적 기반 위에서 경찰, 금융기관, 플랫폼, 보안기업, 학계가 각자의 퍼즐 조각을 맞추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