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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 원화 상장 속도 1.8배 빨라졌다, 오경석 체제 1년 95건

입력 2026-07-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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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석 체제 1년 신규 KRW 거래지원 95건…이석우 체제 마지막 1년 53건 대비 1.8배
신규 상장 종목 대부분 손실권…수익 종목 비율 이석우 1.9%, 오경석 8.4%
포필러스 “신규 상장 확대가 투자자 수익 보장하진 않아…거래소 사후 관리 필요”

▲오경석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업비트의 KRW 마켓 신규 거래지원 속도가 빨라지면서 국내 원화거래소 간 상장 경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챗GPT)
▲오경석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업비트의 KRW 마켓 신규 거래지원 속도가 빨라지면서 국내 원화거래소 간 상장 경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챗GPT)

업비트를 8년간 이끈 이석우 전 대표가 물러나고 오경석 대표 체제가 들어선 지 1년, 업비트의 상장 기조가 뚜렷하게 달라졌다. 신규 거래지원 속도는 이전 체제보다 1.8배 빨라졌지만, 상장 종목의 사후 수익률은 두 체제 모두 평균 50~80% 손실을 기록해 '상장 경쟁이 투자자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구조적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비트 오픈API 일봉 캔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분석 대상은 업비트 KRW 마켓에 거래 중인 266개 종목 전체로, 각 종목의 KRW 마켓 첫 거래일(상장일)과 상장일 종가, 상장 후 최고가, 2026년 6월 30일 오전 9시 기준 가격을 산출해 두 대표 체제의 1년치 신규 거래지원 실적을 비교했다.

상장 속도, 53건→95건으로 빨라져

이석우 전 대표는 2017년 말 두나무 대표로 선임돼 2020년과 2023년 두 차례 연임하며 '최장수 CEO'로 불렸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2025년 7월 1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후임인 오경석 대표는 같은 날 취임해 1년째 업비트를 이끌고 있다.

분석 결과 이 전 대표 체제 마지막 1년인 2024년 7월 1일부터 2025년 6월 30일까지 업비트 KRW 마켓에 신규로 거래지원된 종목은 53개였다. 반면 오 대표 취임 이후 1년인 2025년 7월 1일부터 2026년 6월 30일까지는 95개로, 거래지원 속도가 약 1.8배로 빨라졌다. 가장 최근에는 6월 23일 아르키움(ARX)이 추가됐다.

오 대표 체제에서는 무뎅·에테나·옵티미즘(2025년 7월), 스토리·서싱트(8월), 월드코인·플록·펌프펀(9월), 카이트·인튜이션(11월), 비트텐서·아즈텍(2026년 2월), 인터넷컴퓨터(3월), 도그위프햇·비쓰리(5월), 바빌론·에스피엑스6900·아르키움(6월) 등이 새로 거래지원됐다. 이더파이, 플룸, 스파크, 비쓰리 등 일부 종목은 BTC·USDT 마켓으로 먼저 거래지원된 뒤 KRW 마켓이 나중에 추가된 경우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를 국내 원화거래소 간 점유율 경쟁 심화와 연결해 해석한다. 빗썸이 2025년부터 신규 원화마켓 거래지원을 공격적으로 늘리며 거래량과 이용자 유입 확대를 노려온 가운데, 업비트도 대표 교체를 기점으로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던 상장 기조에서 벗어나 신규 거래지원 속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국내 디지털자산 리서치 기관 포필러스(Four Pillars) 리서치의 켈빈 리서처는 “한국 거래소는 매출 구조상 거래수수료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현 규제 구조 안에서 수익을 늘리려면 거래량을 늘리거나 더 많은 종목을 상장하는 방법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업비트가 한때 빗썸의 공격적인 전략으로 거래량의 상당 부분을 내어줬던 점을 고려하면, 업비트도 이전보다 공격적인 상장 전략을 통해 점유율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켈빈 리서처는 이를 단순한 상장 기준 완화로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그는 “상장 토큰 수가 늘어난 것은 신규 프로젝트 자체가 많아진 영향도 크기 때문에, 이를 업비트가 상장 허들을 낮췄다고만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상장 늘었지만 수익은 두 체제 모두 '바닥'

문제는 상장 건수가 늘어난 것과 별개로, 신규 상장 종목의 사후 성과는 두 체제 모두 부진했다는 점이다. 상장일 종가에 투자해 2026년 6월 30일 오전 9시까지 보유했다고 가정한 수익률을 종목별로 계산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업비트 대표 체제별 신규 KRW 거래지원 성과 비교. 이석우 체제에서는 53건, 오경석 체제에서는 95건의 신규 KRW 거래지원이 이뤄졌으며, 상장 이후 수익률과 고점 대비 낙폭 지표에서 차이를 보였다. (챗GPT)
▲업비트 대표 체제별 신규 KRW 거래지원 성과 비교. 이석우 체제에서는 53건, 오경석 체제에서는 95건의 신규 KRW 거래지원이 이뤄졌으며, 상장 이후 수익률과 고점 대비 낙폭 지표에서 차이를 보였다. (챗GPT)

이 전 대표 체제에서 상장된 53개 종목 중 현재가가 상장일 종가보다 높은 종목은 스테이블코인인 유에스디코인(USDC) 1개(1.9%, +11.2%)뿐이었다. 당시 화제를 모았던 주피터(JUP), 펜들(PENDLE), 페페(PEPE), 인젝티브(INJ), 렌더토큰(RENDER) 등도 현재는 상장가의 10~30%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상장 후 고점 대비로는 평균 89.6%, 중간값 93.2% 하락해 거의 모든 종목이 한때 급등 후 큰 폭으로 빠지는 패턴을 보였다.

오 대표 체제 95개 종목 중에서는 솔스티스(SLX, +58.6%), 카이트(KITE, +53.4%), 센트리퓨즈(CFG, +50.5%), 월드리버티파이낸셜유에스디(USD1, +8.7%), 비트텐서(TAO, +7.1%), 유에스디이(USDE, +3.5%), 자마(ZAMA, +1.5%), 아이오넷(IO, +1.2%) 등 8개(8.4%)가 상장일 종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전 체제보다는 나아졌지만, 나머지 87개 종목(91.6%)은 여전히 상장일보다 낮은 가격이며 평균 수익률은 -57.3%다. 가장 부진한 종목은 미라네트워크(MIRA, -96.9%), 제로지(0G, -95.6%), 바운드리스(ZKC, -95.0%) 순이었고, 가장 좋은 성과를 낸 솔스티스도 한때 형성한 고점보다는 19.8% 낮은 가격이다. 가장 최근 상장된 아르키움(ARX)은 상장 일주일 만에 15.1% 하락했다.

수치로 보면 오 대표 체제에서 상장 건수는 거의 두 배로 늘었지만 손실률은 다소 완화된 셈이다. 다만 이는 상장 정책의 차이라기보다, 상장 시점의 알트코인 시장 전반의 분위기와 이후 가격 조정 폭 차이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두 체제 모두 신규 상장 종목의 90% 안팎이 현재 상장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에서, '대표가 바뀌어도 신규 상장 종목의 장기 성과는 구조적으로 부진하다'는 평가가 더 설득력을 얻는다.

포필러스 “신규 상장 확대, 투자자 수익 보장 못 해”

이 같은 흐름은 포필러스가 내놓은 분석과도 맞아떨어진다. 포필러스가 발표한 '2025 Korean CEX Listings Postmortem'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업비트는 59개, 빗썸은 144개의 KRW 페어를 신규 개설했다. 빗썸의 신규 KRW 페어 수가 업비트의 두 배를 넘었지만, 상장일 종가에 동일 금액을 투자해 2026년 3월 11일까지 보유했다고 가정한 포트폴리오 수익률은 업비트 -69.5%, 빗썸 -69.1%로 거의 비슷했다. 보고서는 업비트 신규 상장 59개 중 최종 수익권에 남은 종목이 카이트와 바드(BARD) 2개에 그쳤고, 빗썸도 144개 중 8개만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켈빈 리서처는 신규 상장 종목의 사후 성과 부진이 국내 거래소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봤다. 그는 “2025년 들어 많은 프로젝트가 한꺼번에 등장했지만, 상당수는 초기부터 유의미한 매출이나 토큰 가치 축적 구조를 갖추지 못했다”며 “매수 유인이 약한 토큰은 초기 홀더의 매도로 가격이 하락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결국 거래소가 많이 상장한다고 해서 투자자 성과가 따라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규 거래지원은 투자자 선택지를 넓히고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상장 직후 높은 변동성과 가격 급등락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후발 투자자일수록 손실 위험이 커진다.

켈빈 리서처는 거래소의 사후 관리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일부 프로젝트는 국내 거래소 상장 이후 한국 시장 활동이나 프로젝트 자체의 활동이 부진해지는 경우가 있다”며 “지속성이 낮은 프로젝트에 대한 명확한 거래지원 종료 기준과 프로젝트 방향성, 토큰 권리, 매출 현황 등에 대한 주기적인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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