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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희 매니저, “스테이블코인 시장 커질수록 위협도 증가”

입력 2026-06-1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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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테더’ 단일 시가총액 1900억 달러 넘어
스위프트망∙카드결제망 우회 등 위협 요소
“효과적인 국가 보안 대응 위해 법제화 통한 규제 방안 마련 시급”

▲PcW컨설팅 남태희 시니어 매니저가 2026 한국국가정보학회 하계 정기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염현주 기자)
▲PcW컨설팅 남태희 시니어 매니저가 2026 한국국가정보학회 하계 정기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염현주 기자)

“2026년 5월 기준 스테이블코인 테더의 단일 시가총액이 19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지금의 결제 시장은 이제 더는 금융만의 문제가 아닌 셈이다. 디지털 통화의 확산은 단순 금융 분야의 문제를 넘어 국가 안보 영역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남태희 PwC컨설팅 시니어 매니저는 12일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2026 한국국가정보학회 하계 정기 세미나’에서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결제 시장은 기존의 금융이나 암호화폐에 한정 지을 수 없는 것 같다”며 이처럼 말했다.

남태희 매니저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오는 2028년 스테이블코인이 최대 52조 달러까지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만큼 급격하게 발전 중인 스테이블코인이 금융분야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국, 중국 등 법령으로 잠재적 위협 대응

남 매니저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점점 커지는 만큼, 그에 따른 위협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와 써클(USDC)이 시장 전체의 약 87% 차지하는데 모두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다. 디지털 달러 시장이나 다름없다.

또 지금의 전통적인 금융 형태에서는 해외 송금 시 최소 3단계, 또는 4단계 이상을 거치고, 그만큼 시간도 오래 걸린다. 단계마다 발생하는 수수료나 비용이 네트워크와 결제시스템을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직접적으로 거래되거나 퍼블릭 블록체인(P2P)에서 실시간 전송이 되고 수수료도 극히 일부만 발생된다. 이런 이유로 최근 기업 간 거래(B2B)나 기업과 개인 간 거래(B2C)에서도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스위프트망이나 카드 결제망을 우회한다는 점, 기존의 모니터링과 자금세탁방지(AML) 체계를 우회할 수 있다는 점 등이 또 다른 안보 위협이 된다는 게 남 매니저의 설명이다.

잠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의회에 통과시키며 디지털달러 활용을 국가 전략으로 세웠다. 중국은 2021년 민간의 가상자산 발행을 중단시킨 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로 대체하려고 시도한다. 유럽, 영국, 일본, 싱가포르, 홍콩, UAE 등 주요국 역시 이미 각국의 가상자산법에 스테이블코인을 포함시켜 입법을 진행 중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규제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남 매니저는 “한국에서 거래 중인 스테이블코인 중 80% 이상은 달러 기반”이라며 “국가적 위기나 경제적 위기에 처했을 때 소위 ‘재산이 있는 사람들’은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해외로 자산을 빼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라 자본 유출이 가속화되면 실제 우리나라 통화 정책에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가상자산 또는 디지털통화와 같은 부분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종속성을 가질지도 모른다”며 우려를 표했다.

“통합 컨트롤타워 설치, 부처별 협력 근거 마련 필요”

남 매니저는 결제 시장에서 발생하는 4대 안보 위협으로 ▲통화 주권 침식 ▲북한의 사이버 공격 ▲자금세탁 및 제재회피 ▲하이브리드 위협 등을 꼽았다. 그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늘어나면 어쩔 수 없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해 결제하게 된다”며 “이제 결제 시장에서도 테더와 써클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도 궁극적인 위협 요소”라고 말했다.

또 남 매니저는 “예전에는 은행이나 부동산 거래, 상품 무역을 통해 자금세탁이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스테이블코인 또는 암호화폐를 활용해 이른바 검은돈이 세탁되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하지 않으면 그림자 경제에 적극 활용돼 범죄조직이나 테러 단체에 또 하나의 채널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위협은 사이버, 금융, 여론을 동시에 공격한다는 점에서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경찰청 사이버수사국 등 각자 다른 영역에 대해 권한을 갖고 있어 필요한 정보만 취합해서 결정을 내리는 게 쉽지 않다. 부처별 정보 교환이 실시간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잘못된 정보 분석으로 적절한 대처도 어려워진다.

무엇보다 한국의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가 지금 국회에 표류 중인 상황을 보면 사실상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법령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남 매니저의 생각이다.

남 매니저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효과적인 국가적 보안 대응을 위해서는 법제화를 통한 규제 방안은 물론 통합 컨트롤타워를 설치해 부처별 협력할 수 있는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며 “사이버공간은 국경이 무의미한 만큼, 국제 공조를 통한 범죄 추적, 동결, 환수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근거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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