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의 상승세가 주춤하는 사이 알트코인 시장이 빠르게 힘을 받고 있다. 알트코인 시즌 지표는 최근 3개월 내 최고치를 경신했고,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눈에 띄게 하락했다. 금리 인하 기대, 스테이블코인 확산, 알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시장에서는 '본격적인 알트 시즌'이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기준 CMC 알트코인 시즌 지수는 69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100에 가까울수록 알트코인 시즌임을 의미하는데, 이달 14일 최근 3개월 사이 가장 높은 수치인 72를 기록한 후 흐름을 유지 중이다. 비트코인의 상대적 시장 점유율을 보여주는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6월 고점 대비 약 10%포인트(p)가량 하락한 57.5%로 나타났다. 비트코인 가격이 박스권에 머무르는 사이 알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면서 비트코인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는 전형적인 알트코인 시즌의 패턴이다. 관련 업계는 여러 호재가 겹치면서 알트코인 시즌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인하 모멘텀, 스테이블코인 확장에 따른 디파이(DeFi) 생태계 확대, 이더리움 스테이킹 ETF 및 알트코인 현물 ETF 상장 기대감 등이 맞물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더리움 스테이킹 ETF와 솔라나·리플(XRP) 등 기타 알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더리움 스테이킹 ETF는 기관 투자자가 복잡한 온체인 절차 없이 예치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알트코인 현물 ETF는 기존보다 기관 접근을 용이하게 한다. 이들 ETF는 투자 수요를 제도권 자금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 센터장은 "이론 흐름에 힘입어 디지털자산트레저리(DAT) 기업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기관 자금 유입도 확대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DAT는 가상자산을 전략적 비축자산으로 편입하는 전략으로, 최근 알트코인 랠리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세 달간 CMC 알트코인 시즌 지수 (사진=코인마켓)

스트래티직이더리저브 집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기업들이 보유한 이더리움은 499만2206개로, 전체 유통량의 약 4.13%에 달했다. 4월 초까지만 해도 보유량은 11만2960개에 불과했지만, 5개월 사이 약 44배 급증했다. 또한, 나스닥 상장사 포워드 인더스트리스(Forward Industries)는 솔라나 DAT를 위해 16억5000만 달러 규모의 자금 모집을 시작했는데, 가상자산 투자사 갤럭시 디지털이 하루 만에 3억600만 달러 규모 솔라나를 매입하며 호응하기도 했다.

김 센터장은 "비트코인 전략준비자산(SBR) 매수계획은 언제 발표될지 모르고, SEC는 '금융의 온체인화'를 천명한 가운데 글로벌 금융기관들과 대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앞다투어 진출하고 있다"라며 "금리 인하는 이제 시작할 예정이지만, 달러 유동성(M2)은 이미 사상 최고치"라고 말했다. 이어 "어쩌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그리고 저시총 알트코인들이 동반 상승하는 역대급 '불장'이 올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