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걸 의원 디지털자산금융학회 공동 주최∙∙∙문철우 학회장 발제 맡아
“스테이블코인, 선택 아닌 필수∙∙∙디지털자산기본법 조속히 처리해야”
국내 금융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연간 36조 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입법과 함께 혁신과 안정성을 아우르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돈의 미래, 스테이블코인 혁명’ 출간 기념 정책세미나가 5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렸다. ‘한국 금융의 기회와 전략’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는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과 디지털자산금융학회가 공동 주최했으며, 디지털자산금융학회 문철우 학회장이 발제를 맡았다.
안도걸 의원은 “스테이블코인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대한민국이 이러한 흐름에 결코 뒤처져서는 안 된다”며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조속한 처리와 함께 이번 세미나가 스테이블코인의 미래와 과제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문철우 학회장은 ‘스테이블코인의 경제적 가치와 36조 원의 기회’를 주제로 발제하며 스테이블코인의 경제적 효과와 글로벌 통화 경쟁, 국내 정책 방향 등을 소개했다. 먼저 그는 스테이블코인 도입의 핵심 이유로 결제 효율성 개선과 통화주권 확보를 꼽았다.
기존 국제은행간통신협회(스위프트, SWIFT)를 통해 1000달러를 송금하면 수수료는 40~60달러, 처리 기간은 3~5일이다. 반면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를 이용하면 수초 만에 0.01달러 수준의 비용으로 송금할 수 있다.
문 회장은 스테이블코인의 약 99%가 달러 기반인 만큼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없으면 국내 디지털 경제시장까지 달러에 종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이 스테이블코인을 달러 패권 유지와 국채 수요 확대를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유럽연합(EU)과 영국, 일본 등 주요국도 자국의 통화주권 보호와 디지털 금융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제도 정비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중국도 위안화 중심의 국제 결제망 확대에 나섰다. 문 회장은 한국이 원화 기반 결제 인프라를 확보하지 못하면 달러와 위안화의 통화 패권 경쟁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 회장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따른 경제적 효과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연간 36조 원으로 추산한 경제적 가치의 주요 창출 분야로 기업 간 거래(B2B) 무역금융, 토큰증권(STO)∙부동산 등 자산 토큰화 시장,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간 자동결제를 제시했다. 이밖에도 K컬처∙관광, 지역화폐 등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문 회장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정책의 3대 축으로 ▲안전한 발행 ▲생태계 조성 ▲거시경제∙외환관리 등을 제시했다. 발행 단계에서는 준비자산과 보안∙이용자 보호 요건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금융 안정성을 확보하면서도 은행뿐 아니라 빅테크와 혁신기업의 참여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법적 틀을 마련하고, 세부 규정은 시장 상황에 맞춰 보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서울과기대 경영학과 천창민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연세대 경영대학 신상훈 객원교수, 삼성글로벌리서치 박현수 상무, 비자 정정애 상무, 카카오뱅크 송호근 부행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이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와 실질적인 활용 방안을 논의하며 발행 규제를 넘어 유통∙결제 생태계 구축과 금융 안정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신상훈 객원교수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발행 규제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급결제 과정에서의 이용자 보호와 외국환거래 규율 정비, 자금세탁방지(AML) 체계 구축을 주요 과제로 언급하며 유통∙이용 단계까지 포괄하는 제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현수 상무는 스테이블코인의 혁신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금융 안정성에 미칠 영향을 경계했다. 은행 예금 유출에 따른 신용 창출 기능 약화와 특정 빅테크 기업의 시장 집중 가능성을 우려하며 균형 잡힌 제도 설계를 제안했다.
정정애 상무는 발행 주체를 둘러싼 논의에서 벗어나 실제 서비스 활성화에 주목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이용자의 사용 유인을 높일 서비스 모델과 유통 제도, 결제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며 “다양한 기업의 시장 참여를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송호근 부행장은 AI 에이전트와 스테이블코인을 금융산업의 게임체인저로 평가했다. 외국인 대상 K컬처∙뷰티 결제와 AI 기반 소액∙자동결제를 주요 활용처로 언급했다. 또 실제 서비스 확산을 위해 전자금융거래법과 특정금융정보법, 외국환거래법 및 세제 등 유통 관련 법∙제도의 조속한 정비를 촉구했다.

